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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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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이 참사 원인”…부천 호텔 화재 49일 시민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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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청 앞에서 8·22 부천 화재 참사 49일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8월 22일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는 건물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인명 구조용 소방 에어매트에 뛰어내린 투숙객이 사망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유가족과 부천시민단체네트워크는 생명 안전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에 불 철저함에 대하여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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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에 너의 방을 정리했어 미안해. 너를 잊기 위함이 아니라 편히 천국에 가길 바래서 그랬어.”



지난 8월22일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로 희생된 김아무개씨의 어머니 양아무개씨는 9일 오후 경기 부천시 원미구 부천시청 앞에서 열린 ‘8.22 부천화재참사 49일 시민추모제’에서 추모편지를 읽으며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양씨는 “얼마전 회사 식당에서 떡볶이가 나왔는데 네가 만들어준 떡볶이가 생각나서 먹지를 못했어”라며 “너무 미안하고 사랑해”라며 흐느꼈다.



“참사 이후 하늘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저 하늘에서 이곳을 바라보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면 숨쉬기 힘들게 가슴이 저며옵니다.” 송근석 부천화재참사 유가족모임 공동대표도 울먹이며 말했다.



‘다시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추모제에는 부천화재참사 유가족모임과 부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유족들은 전날 발표된 경찰의 수사결과와 부천시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송근석 공동대표는 “조용익 부천시장은 지난 8월23일 기자회견에서 장례부터 발인까지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무엇을 지원했냐”며 “(경찰에서)에어매트와 관련해 소방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했다. 어이없는 수사 발표”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 대책위 대표인 윤석기씨와 2017년 발생한 제천스포츠센터화재참사 유족대표인 민동일씨도 참여했다. 민동일 대표는 “우리가 모두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을까. 피해자와 유가족의 애통함을 외면하면 안전한 사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잘못되고 무책임한 사회 구조는 다른 참사의 원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

9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청 앞에서 8·22 부천 화재 참사 49일 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8월 22일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는 건물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었고 인명 구조용 소방 에어매트에 뛰어내린 투숙객이 사망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유가족과 부천시민단체네트워크는 생명 안전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에 불 철저함에 대하여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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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호텔 화재 유족들은 참사 진상규명 철저, 유가족 참사현장 방문 허용, 부천시 부실 대응 사과, 소방점검 철저, 참사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 5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는 근조화한과 함께 시민들이 작성한 추모 글이 적힌 쪽지도 붙었다. 추모글을 작성한 김태진(45)씨는 “본인의 실수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구조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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