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뒤집기’ 나선 이재명 “못 견디겠으면 그만두게 하는 게 민주주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9일 여야 지도부는 동시에 현장 지원유세에 나서며 총력전을 폈다. 보수 우세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야권이 단일후보를 내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으로 여권 전체에 대한 지지가 하락한 점 등이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2차 정권 심판’으로 규정하고 정부 비판에 집중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선거마저 선동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금정구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김경지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며 “이 선거는 대한민국의 운명, 미래를 결정하는 ‘2차 심판’의 핵”이라며 “여러분이 심판해주셔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망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후보 유세 현장에는 전현희·이언주 최고위원과 김영배·차지호 의원 등 당내 부산 출신 인사들이 총동원됐다. 김 후보와 단일화한 뒤 사퇴한 류제성 전 조국혁신당 후보도 함께 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잘못하면 다음에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임기 안에도 도저히 못 견디겠다 그러면 도중에도 그만두게 하는 게 바로 대의민주주의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연한 이야기를 했더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이상하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이 대표의 “끌어내려야”(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유세) 발언을 두고 탄핵을 거론한 것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물가 인상, 자영업자 폐업 등을 짚으며 “(정부가 노력하는) 시늉도 하지 않는다. ‘괜찮다’ ‘다 좋아지고 있다’고 말한다”며 “부자들 세금을 깎아주니 국가재정이 부족해지고 서민 지원 예산을 줄이면서 경제가 좋아진다는 이상한 소리나 하며 약올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역화폐 발행, 청년기본소득 도입 등을 대책으로 언급했다.

부산 침례병원 공공화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서도 여당인 국민의힘이 정책 실행 의지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금정은 저희가 절대열세 지역인데 아마도 박빙 승부가 될 것 같다”면서 “한두 표로 결판날 수도 있다”며 “최하 3표씩 (주변에 설득)해달라”고 호소했다.

보수 강세 지역인 부산 금정은 당초 국민의힘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의 후보 단일화로 접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야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국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1~2일 금정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단일화시 김경지 민주당 후보와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0%와 43.5%로 오차범위(±4.4%p) 안에서 접전을 이뤘다. 이는 ARS 조사(무선 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7.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부산 장전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김 후보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후 전남 영광군으로 이동해 혁신당, 진보당과 3파전을 펼치고 있는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창간 기념 전시 ‘쓰레기 오비추어리’에 초대합니다!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