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글로벌화는 필수…정부 적극적인 역할 필요”

9일 해비치호텔 제주에서 ‘202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개최된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현지 규제 해소 능력, 전문인력과 해외 네트워크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세계 각국의 재외동포 네트워크 활용 확대 필요성도 강조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9일 해비치호텔 제주에서 ‘202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기문 중앙회장,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가 주제발표를 맡았다.

오 교수는 “한국 GDP 규모는 1962년 24억 달러에서 2022년 1조6733억 달러로 700배가량 증가했으나 성장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며 “원인은 부진한 혁신과 글로벌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양적 팽창이 아닌 혁신, 글로벌화 등과 같은 질적 팽창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창업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의 육성을 늘리고, 단순 제품이 아닌 생산과 경영 활동에 이르기까지 기업 경영 전반의 공급망을 글로벌화하는 글로벌 벨류 체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 △김우재 제22차 한인비즈니스대회장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새로운 시각으로 해외 시장을 볼 필요가 있고, 나름대로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재외동포 여러분이 이룩하신 네트워크를 기업들이 잘 활용하고 중기중앙회와 협업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또 “해외진출에서 개별 중소기업의 한계를 협업을 통해 극복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협동조합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수출 전문인력 양성, 성공모델 발굴 등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는 “160여 개 재외공관이 중소기업의 해외지사 역할을 하겠다는 등의 방안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고, 중소기업 현장 수요에 맞게 해외 전시회 참가 지원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은 “유럽 시장에서 한류 열풍으로 제품의 신뢰도가 높아진 지금이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기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뢰 기반의 현지 파트너십 구축 및 현지 기업·기관과의 협력 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재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장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진단하면서 “최근 자국 우선주의 심화와 국제정세의 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경제‧통상 문제가 복잡다기해지면서 개별 기업, 기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 대회장은 “수입 쿼터 배분, 할랄 인증, 환경영향평가와 같은 인허가 문제 등에 있어 우리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체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인허가,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 등 애로가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은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의 한인 네트워크 활용이 필수”라며 “지난해 출범한 재외동포청과 관련해 협회 및 기관이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회장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은 현지 기업, 정부와의 의사소통이나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계 각지에 가진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소기업의 민간 외교 활동을 활성화하고, 부족한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부호 주한 베트남 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은 무역·투자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지난 8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중소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향후 양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수소,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무역·투자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요즘 해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여건이 굉장히 좋아졌다”며 “이제는 K-뷰티와 K-푸드는 물론 문구, 액세서리, 주방용품까지 다양한 중소기업 제품이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804만 개의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9만4000개에 불과하고 중소제조업도 90% 이상은 내수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 중소기업도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투데이/서귀포=정수천 기자 (int100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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