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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박영선 "美 대선 누가되든 제2 플라자 합의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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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트럼프 누가되든 자유무역 안 돌아와...목적은 中 견제"
"중국 제품 대체할 빈틈 찾아야...플라자합의 때처럼 반사이익 있을 것"
"삼성의 위기는 10년 전부터 왔어... 중국 투자 줄였어야"
"중소기업의 '첨단 인력 확보' 싱가폴 정부처럼 도와야"

머니투데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중앙회의 리더스포럼 이튿날 행사에서 '2024 미국 대선 그리고 반도체 주권국가'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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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올해 미국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보호무역이 강해질 테지만, 목적은 중국 견제이기 때문에 한국 중소기업들에는 1980년대 플라자 합의급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중소기업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첨단산업 기술 인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전 장관은 9일 해비치호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중앙회의 리더스포럼 2일차 행사에서 '2024 미국 대선 그리고 반도체 주권국가'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박 전 장관은 퇴임 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선임연구원, 미국 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석 고문을 맡아 그동안 반도체 정책을 연구했으며 '반도체 주권국가', 'AI, 신들의 전쟁' 등의 책도 출간했다.

박 전 장관도 미국 대선의 결과는 "예상하기 매우 어렵다"고 털어놨다. 한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치솟았으나 출마로 인한 컨벤션 효과가 잦아들었고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당선돼도 박 전 장관은 "(미국의 대외 경제정책이) 당분간 자유무역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 단언했다. 트럼프 후보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돌아갈 것이고, 해리스도 대미 수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민주당은 그동안 '건설적 관여정책'으로 중국과 자유무역을 하면 민주화가 이뤄지고, 중국이 국제질서에 순응해 미국의 지도적 위치가 확고해질 것이라 계산했으나 반대로 미국 시장이 잠식당해 충격이 크다고 박 전 장관은 진단했다. 제이크 설리반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새로운 워싱턴 컨센서스' 발표에서 "(자유무역으로)미국은 제조업뿐 아니라 미래의 핵심기술 경쟁력도 잃었다"고 반성한 점을 박 전 장관은 주목했다.

박 전 장관은 한국 중소기업들에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회귀하는 목적이 "중국기업 견제"라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박 전 장관은 "중국의 최혜국 대우(MFN)를 철폐하고, 전략적 관세를 인상하고, 중국산 전기차의 수입을 금지하면 어디가 유리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제2의 플라자 합의급 기회라고까지 얘기했다. 1980년대 일본기업들의 수출이 힘을 잃고 한국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은 것처럼 "이제 중국 상품을 우리가 대체할 구멍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무역 여건 변화에 한국의 정부나 대기업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러니 채러지 전 백악관 반도체 조정관의 '신반도체 공급망' 구상에 한국이 빠진 점은 "충격이었다"며 "반도체 외교의 성과가 아직 없는 것 아닌가"라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반도체 공급망을 일본 중심으로 개편하자는) 일본의 설득에 미국이 조금씩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2015년 '반도체 굴기' 계획으로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겠다는데 중국 투자가 과했다며 "(국내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물렸다"고 표현했다.

삼성전자 위기론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삼성의 위기는) 10년 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해외 전문가들이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개발의 성과를 직원 명의로 발표하는데, 삼성은 그렇지 않아 문제라고 얘기하더라"라 전했다.

박 전 장관은 "지금까지는 재벌 위주의 정책으로 경제를 성장시켰다면, 이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부족한 부분을 중소기업 메우도록 중소기업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소기업들의 역량이 커졌다"면서도 "싱가포르처럼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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