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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육아휴직 하랬더니 취미휴직 하고있어" 남편육휴 신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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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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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내년부터 육아휴직 급여가 최대 250만원으로 늘어나고,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을 쓸 경우 최대 3년까지 휴직 기간이 늘어나는 등 아빠의 육아휴직을 독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지만 과도기적인 과정에서 새로운 갈등도 생겨나고 있다.

9일 여성가족부가 내놓은 '2024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12만6000명 가운데 28%(3만5000명)는 남성으로 집계됐다. 이는 남성의 비율이 5.6%던 2015년보다 5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남편 육아휴직이 늘어나자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쓰길 원하는 아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모든 가정에서 가능한 상황은 아니라 갈등을 빚고 있다.

남편이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회사원 김씨는 "남편에게 육아휴직을 쓸 것을 요구했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며 이를 거부해 부부싸움을 했다"면서 "남편이 3개월만 써도 내가 육아휴직을 1년6개월 쓸 수 있는데 그 3개월 조차 힘들다니 이해할 수 없을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남편 최씨는 "아직까지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쓴 남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보수적인데 육아휴직 이야기를 꺼내기 쉽지 않다"면서 "상황이 안되는데 자꾸 친구남편과 비교하며 휴직을 요구하는 아내를 보면 미안하지만 서운한 마음이 큰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남편 육아휴직을 둘러싸고 부부뿐만 아니라 시부모님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다.

아이 둘을 양육하는 서씨는 "이번 추석에 남편이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니 승진에서 밀리면 어쩌냐고 다짜고짜 화를 내셨다"면서 "며느리 승진 밀리는 건 생각도 안하다가 아들 승진 걱정만 하시는 것도 어이없었는데, 육아휴직은 쓰지말라면서 육아를 도와주시는 것도 아니니 더 기분만 나빠졌다"고 말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쓴다고 해도 기대만큼 도움이 되지 않아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다. 육아휴직에 따른 육아와 가사분담 기여도가 주 원인이다. 기존에 육아와 가사분담에 대한 아내의 부담이 높았던 상황에서 남편이 육아휴직을 한다해도 기대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커뮤니티에는 9월부터 남편이 육아휴직 중인 부부의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남편이 육아휴직이 아니라 본인 취미휴직을 제대로 하고있다"면서 "집안일이 부족하더라도 아이만은 잘 봐주길 바랬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않고 취미생활에만 몰두하고 있어 화가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회사원 강씨 역시 비슷한 경우다. 당초 남편이 1년 육아휴직을 하려고했으나 3개월만에 복직한 사례다. 강씨는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면 워킹맘 생활이 좀 편해질까했는데 육아는 뒷전이고 게임과 주식만 했다"면서 "육아휴직을 본인의 안식년으로 생각하고 쉬기만 하는 남편을 보고 매일 싸우다 조기복직을 강요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발간한 2024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여성 51.9%, 남성 43.9%로 2017년 대비 각 3.5%p, 4.9%p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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