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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이란 핵 시설 타격 가능성 낮아"… 이란 핵 능력 우려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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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대' vs 트럼프 '옹호'... 미국서도 논쟁
이스라엘, 미국 도움 없이 '단독 타격'은 힘들어
공중급유기 필수적인데... 노후기종 운용 '한계'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가장 유력한 수단"
한국일보

7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고속도로 주변에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왼쪽부터),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모습을 담은 대형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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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조치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이란 핵 시설 타격'의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실적으로 미국의 조력 없이 이스라엘군이 단독으로 이란 핵 시설 공격을 하기는 불가능한데, 미국 정부의 '반대'가 워낙 완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별개로 이란의 핵 능력에 대한 우려는 점점 고조되고 있어 상황의 급반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란 핵 시설 타격 능력 의문… 미국은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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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다히예=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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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 시나리오는 이스라엘 내부는 물론, 미 정치권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라디오 '휴 휴잇 쇼'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사일 187기(실제로는 181기)로 그들(이스라엘)을 공격했기 때문에 그들도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에 대응할 권리가 있으나, 비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란 핵 시설 타격을 반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이란의 사상 첫 본토 공습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란 이스파한주(州) 북부 나탄즈 주변 공군 기지 인근 방공 레이더를 타격했다. 나탄즈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는 점에서 당시 '이스라엘이 언제든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할 수 있다는 경고장'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프랭크 매켄지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6일 미국 CBS방송에 "이란 핵 시설은 공격하기 매우 힘든 목표물"이라며 "우리(미국)는 이를 실행할 특별한 능력이 있지만, 이스라엘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구체적 이유를 설명하진 않았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타격에는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사실이 알려진 뒤, 이스라엘의 '22년간 숙원 과제'인 이란 핵 무력화 전략의 중심은 공군 전력이다. 양국 간 거리(약 2,000㎞)를 감안할 때, 이스라엘로선 공중급유기가 필요한데 지금은 노후 기종인 보잉 707 기반 항공기에만 의존하는 '한계' 탓이다. 2020년 신형 모델 KC-46 공중급유기 8대를 미국에서 구매했지만, NYT는 "이스라엘 인도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짚었다. 신문은 그러면서 "이란 에너지 인프라 공격이 가장 유력한 이스라엘의 선택지"라는 매켄지 전 사령관 발언을 인용했다.

이란 핵 능력 우려 ↑… 이스라엘 내서도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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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TV가 지난 4월 19일 (이란 중부 도시인) 이스파한의 실시간 모습이라며 공개한 사진.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이란 핵 프로그램 중심지이자 군사시설 밀집 지역인 이스파한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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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란의 핵 시설·능력을 둘러싼 우려는 커지고 있다. 우선 이란과 러시아 간 밀착으로 러시아의 핵무기 제조 기술이 이란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란이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GBU-57의 파괴력을 견딜 수 있도록 땅속 깊이 새로운 핵 시설을 만들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NYT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란의 핵 능력이 상당히 진전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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