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9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소방대원 가족들의 손을 잡고 서울 용산 어린이 정원 잔디마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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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어린이정원 조성 사업에서 시설물 관리 경험이 없는 업체가 대규모 수의계약을 잇따라 따낸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이벤트 전문 업체인 올댓아이엠시(올댓캠퍼스)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계약액 2090만원인 ‘용산공원 임시개방 부지의 관리 운영 방안 수립 용역’을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한 뒤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130억원 규모의 용산 어린이 정원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이 업체는 주로 마케팅·홍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을 뿐, 시설물 관리 경험이 없는데도 2022년 8월19일 계약액 18억7000여만원의 ‘반환부지 임시개방 관리 운영 대행 용역’과 관련한 수의계약을 잇따라 따냈다.
당시 입찰자격을 보면, ‘건물(시설) 관리와 시설경비업을 등록한 자’로 돼 있는데, 사업 목적에 건물관리, 시설관리업이 없던 올댓아이엠시는 이 용역의 사전 공고가 나오자마자 사업 목적에 ‘건물관리, 시설관리업’을 추가해 등기를 완료했다. 입찰에는 업체 두 곳이 참여했는데, 한 곳이 자격 미달로 탈락하자 엘에이치는 재공고 절차 없이 올댓아이엠시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이후 엘에이치는 2023년에도 별도 공고를 내지 않고 계약금 47억5천만원에 올댓아이엠시와 용역 계약을 맺었고, 2024년에도 48억9천여만원에 용역을 맡겼다. 이렇게 올댓아이엠시가 타낸 계약금이 모두 130억원대에 이른다는 게 정 의원의 설명이다.
올댓아이엠시가 용산 공원 임시부지 관리 용역 계약을 따기 한달 전인 2022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공원으로 지역 주민들을 초청한 2억5000만원대 집들이 행사용역을 맡은 사실도 눈길을 끈다.
정 의원은 “시설물의 관리나 운영 이력이 전무한 업체가 정식 공고 하루 전에 사업목적을 추가해서 급하게 자격기준을 맞추고, 엘에이치는 한 차례 유찰만으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수의계약하는 것을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사전에 계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거나 사전에 미리 정보를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련법 등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엘에이치가 공공기관으로서 적절하게 계약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면 감사원 감사도 받겠다”고 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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