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푸드나무 경영권이 시장가 대비 150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 인수인 측이 전 최대주주의 회사 채무 연대보증을 떠안는 조건이다. 다만 400억원에 가까운 단기 차입금 만기가 연달아 돌아오는 상황에서 신규자금 조달과 신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랭키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영문 대표 외 1인은 전날 보유한 회사 주식 900만주 중 600만주를 온힐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계약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1500원으로 총 90억원 수준이다. 이는 거래 당일 종가(4105원, 총 246억원) 대비 63.45%가량 낮은 가격으로 총 156억원가량 할인해 판매한 셈이다.
온힐파트너스는 계약 당일 계약금 40억원을 지급하고 잔금(50억원)은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한 후에 지급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 측은 온힐파트너스 측이 푸드나무 채무 연대보증을 이전 완료하면 주식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런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잔금 및 주식지급이 이뤄지고 거래가 종결된다.
인수인 측이 이전받기로 한 연대보증은 김 대표가 푸드나무의 은행 대출 266억원에 설정한 것이다. 이번 거래가 종결되면 김 대표는 사실상 회사로 인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푸드나무는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022년 20억원, 2023년 177억원, 올해 상반기 122억원으로 커지고 있다.
창업주인 김 대표가 지분을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한 것은 푸드나무의 유동성 악화로 대출금 상환이 여의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푸드나무는 당장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 대출만 총 383억원이다. 이를 포함해 내년 3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총차입금은 570억원에 달한다. 반면 회사에서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77억원에 그친다.
특히 푸드나무는 지난해 11월 80억원 규모 2회차 CB(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경영권 변동은 기한이익 상실 사유다. 전환가액도 8532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훨씬 높아 보유할 유인이 적다. 해당 채권자가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유동성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해당 CB의 풋옵션 행사 가능시점은 2026년 5월이다.
관건은 온힐파트너스가 얼마나 많은 자금을 유치해 올 수 있는지다. 푸드나무는 경영권 매각 계약을 공시하면서 '올해 안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소 300억원 이상을 조달해야 단기 대출금 상환이 가능하다. 신사업을 추진한다면 추가적인 자금도 소요된다.
푸드나무를 인수하는 온힐파트너스는 지난달 설립된 신생법인으로 김도형 전 노스터(현 HLB바이오스텝)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김 전 대표는 2021년 12월 HLB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매각 방식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1.4% 중 일부만 팔고 나머지 18.9%는 이떄부터 지난 3월까지 지속 장내매도했다. 김 전 대표가 노터스 매각에서 얻은 자금은 주식담보 대출 상환분을 제외하고도 3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김 전 대표는 노터스 공동창업자로 수의사다. 노터스는 비임상 CRO 사업을 하는 회사로 푸드나무와는 사업 연관성이 적다. 푸드나무는 매출의 대부분(73%)이 랭키닭컴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닭가슴살 등의 유통에서 발생한다.
온힐파트너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영문 대표측 지분에 우선 매수권을 설정했다"며 "자금조달 계획은 확정된 상태로 자금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푸드나무 관계자는 "CB 채권자의 동의를 받아 기한이익 상실 이슈는 없을 것"이라며 "유동성 관련은 새로운 최대주주쪽에서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라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기영 기자 pgys@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