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부라보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빙그레 본격 조사

빙그레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빙그레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빙그레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 소유 물류 계열사 ‘제때’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8일 공정위 쪽 말을 들어보면, 최근 공정위는 빙그레를 둘러싼 두 가지 혐의를 놓고 공정위 본청과 공정위 대구사무소가 나눠 각각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고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공정위 대구사무소는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과 협력사 간 거래의 부당성 여부(하도급법 위반)를, 공정위 본청은 빙그레와 총수 일가 회사 간의 거래(공정거래법 위반)를 중심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한겨레는 2020년 해태제과식품에서 분할된 해태아이스크림이 빙그레에 인수된 뒤 40년간 부라보콘의 콘과자·종이 등을 생산해오던 협력업체와의 거래를 끊고 해당 물량을 빙그레 계열사인 ‘제때’로 넘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제때는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인 김동환·동만·정화씨 등 삼남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총수 일가 회사다.

공정위 본청이 조사에 나선 건 납품선 변경 과정에서 부당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 혐의가 있다고 봐서다. 부당내부거래는 계열사에 자금이나 자산 등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에 따라 납품선 변경 전과 후 납품가격 등 계약 조건의 변화 실태 규명에 공정위의 조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제때는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4017억원으로 이 중 1005억원이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포함)에서 나왔다. 내부거래 비중은 25%에 이른다. 빙그레 관련 매출은 지난 2019년(549억원) 이후 연평균 16.3% 증가했다.

빙그레 쪽은 한겨레에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조사는 2021년에 이미 있었는데 당시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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