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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고려아연 불공정거래 조사” 칼 뺀 이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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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4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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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한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



이 원장은 임원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엄정한 관리·감독과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했다고 금감원이 8일 밝혔다. 이 원장은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도외시한 지나친 공개매수 가격 경쟁은 종국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공개매수 과정뿐 아니라 이후 발생하는 이슈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여부를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에 대해 이 원장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원장은 지난달 27일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에 대해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당시에는 고려아연 쪽과 영풍-엠비케이(MBK)파트너스 쪽이 각각 ‘당부를 유념하겠다’면서도, 이 원장의 메시지를 각자 유리하게 해석해 상대를 비판하는 소재로 삼았다. 이런 식의 여론전이 계속되자 지난 번과 달리 ‘고려아연’이라는 기업명을 명시하고, 구체적으로 불공정거래 조사에 대한 착수를 지시하며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최근 양쪽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자사주 취득 규모 문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원장은 ‘공시 이전에 공개매수가보다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나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과장됐다’는 주장 등의 풍문 유포 행위와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쌍방이 많은 주장을 내놓고 공개매수 가격도 올려가면서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세조종, 부정거래,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사항이 있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가급적 빨리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공개매수와 관련한 소비자 경보도 이날 발령했다. 금감원은 공개매수가 끝난 뒤에 주가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고,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공개매수 조건이나 일정 변경 등을 수시로 확인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주가는 이 원장의 메시지가 나온 직후 급락했다.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마감했던 영풍정밀 주가는 장중 9%대 급락한 뒤 2.59% 하락한 3만3800원으로 마감했고, 전날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돼 30분 단위 단일가매매로 거래 중인 고려아연도 장중 3%대 하락한 뒤 낙폭을 줄여 0.51% 하락한 77만6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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