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학 연설서 한미에 핵 위협…"핵강국 향한 발걸음 더 빨라질 것"
닷새 만에 다시 "尹, 온전치 못한 사람"…"핵과 재래식 격차 극복 비책 없어"
김정은, 창립60주년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축하방문 |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적들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공화국무력은 모든 공격을 주저없이 사용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핵무기사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찾아 한 연설에서 "그런 상황에서 생존에 희망을 거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며 행운도, 그 무슨 《신의 보호》도 대한민국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핵에 기반한 동맹으로 변이시키고 무력증강에 열을 올리면서 광적으로 벌려놓는 미제와 괴뢰들의 전쟁소동과 도발적 행태는 언제든 조선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조선반도에서 전략적 힘의 균형의 파괴는 곧 전쟁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힘의 균형이 파괴되는 것을 추호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군사초강국, 핵강국에로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더 빨라질 것"이라며 "한미군사동맹이 괴뢰들 스스로가 광고하는 것처럼 핵동맹으로 완전히 변이된 현 시점에서 우리 국가의 핵대응태세는 더더욱 한계를 모르는 높이에서 완비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적들이 《핵동맹》을 무기로 힘의 우위를 차지하고 전략적 판세를 뒤집어놓으려고 발악할수록 우리는 국방과학과 공업의 계속적인 도약을 이룩하고 자위의 전쟁억제력을 무한대로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이 상대하는 '적'은 "반공세력"과 "제국주의침략실체"라고 김 위원장은 지목했다.
김정은, 창립60주년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축하방문 |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비정상적인 사유방식"이라며 거듭 비판하고, 한국군 전략사령부 출범에도 "변변한 전략무기 하나 없는 허울뿐"이라고 조롱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안전하게 사는 방법은 우리가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게 하면 되는 것"이라며 "우리를 때없이 건드리지 말며 우리를 놓고 《힘자랑》내기를 하지 않으면 될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현명한 정치가라면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놓고 무모한 객기를 부릴 것이 아니라 핵국가와는 대결과 대립보다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상황관리쪽으로 더 힘을 넣고 고민할 것"이라고 훈계했다.
김정은, 창립60주년 김정은국방종합대학 축하방문 |
김 위원장은 작년 말 선언한 '두 국가론'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국방종합대학 방문 공개 일정과 연설은 핵무력 정당성을 주장하고 최고인민회의 헌법 개정 논의에서 핵무력 정책과 두 국가론 조항 반영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군사력 사용을 언급하면서 "헌법은 우리 군에 엄격한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연합뉴스에 "자신들의 핵전략을 전쟁억제용, 평화수호용으로 미화하면서 핵개발은 한미 핵동맹이 자신들을 자극하기 때문에 정당화된다는 논리를 폈다"며 "김 위원장이 국방종합대학 연설을 통해 곧 있을 사회주의헌법 개정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 제도화도 암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국가'를 언급하면서 '건드리지 말라'고 한 부분은 헌법 개정으로 영토조항을 공세적으로 설정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역을 국제법적 영해 분쟁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수행차량에 통신장비 눈길 |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창립 60주년을 축하하고자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 대학은 북한에서 '국방과학기술 인재 양성 거점', '군수공업 인력의 산실'로 통한다. 김 위원장을 영접한 총장 전일호는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관여를 이유로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국방종합대학 방문에는 당 중앙위 비서 조춘룡,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정식, 미사일총국장 장창하, 인민군 총참모장 리영길, 인민군 총정치국장 정경택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의 모습도 식별됐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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