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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시발점. 왜 욕하세요” “족보. 족발·보쌈”…학생 문해력 저하 이 정도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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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교실.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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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저하를 남을 속인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어”

학생들의 문해력을 묻는 질문에 교원 10명 중 9명은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제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학생 문해력 실태’를 물은 결과 91.8%는 “문해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어떠하냐’는 질문에 교원 91.8%는 “저하됐다”(저하 53%, 매우 저하 39%)고 응답했다.

또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은 절반에 육박(48.2%)했다. 도움 없이는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변도 30.4%로 높게 나왔다.

교원들은 학생 문해력이 저하된 원인으로 가장 먼저 ‘스마트폰, 게임 등 디지털매체 과사용(36.5%)’을 꼽았다. 독서 부족(29.2%)과 어휘력 부족(17.1%), 지식 습득 교육 부족(13.1%) 등이 뒤를 이었다.

문해력 개선 방안으로는 ‘독서활동 강화’(32.4%)를 선택했다. 이어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겪은 당황했거나 난감했던 사례도 많았다. 주관식으로 작성한 답변에는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라고 알고 있었다”, “‘사건의 시발점이다’라고 했는데 왜 선생님이 욕하냐고 했다”, “사기저하의 ‘사기’가 남을 속이는 사기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등이 있었다.

학부모의 문해력도 문제라는 답변도 종종 등장했다. 한 교원은 “너무 다양한 상황에 학부모도 연관되어 있다”며 “가장 흔한 경우는 안내장도 이해하지 못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원은 “학부모님의 문해력도 학생에영향을 미치는데, 초교 5학년 학부모가 등교를 등원, 하원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교총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전체 문맹률은 1~2%대로 매우 낮지만, 이것이 문해력이 높다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 및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더러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28%포인트(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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