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전쟁 1년 이스라엘…'미래 없다' 생각한 엘리트들 '조용히 떠난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래가 없다고 느끼는 의사와 기타 전문가의 '두뇌 유출' 가속화

'종교 보수주의자들의 부상에 세속적 유대인들 삶 어려워지는 것 우려'

뉴스1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에서 인질 6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후 이스라엘선 연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4.09.04 ⓒ 로이터=뉴스1 ⓒ News1 유수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이스라엘이 점점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이 지배하는 국가가 되면서 미래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 엘리트들이 조용히 고국을 등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인 이스라엘의 아론 치카노베르 테크니온공대 교수는 올해 여름 니르 오즈 키부츠 폐허에서 인질 석방과 휴전 협정을 요구하는 저명 지식인들 모임에 합류했다. 니르 오즈에서는 주민 25%가 납치되고 29명이 여전히 인질로 잡혀있다.

치카노베르 교수는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 인질을 돌려받지 못하면 이스라엘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사회 계약이 무너질 것이며 이는 국가 전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 나라에서 미래가 없다고 느끼는 의사와 기타 전문가의 "두뇌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치카노베르 교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비판자로, 전쟁 이전에도 정부 비판 시위에 동참했었다.

이스라엘을 떠나는 사람들에는 이민자 증가를 이유로 든 보수주의자도 있지만 대부분 세속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이스라엘인들이다. 가디언은 이들이 종교적 전통주의자들이 점점 더 지배하게 된 것을 보고 미래에 의문을 품게 된 것이라고 보았다.

유럽 국가들로의 이민을 알아보고 있는 한 남성은 "우리가 떠나는 주된 이유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찾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내일 평화가 중재될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참여하고 싶은 미래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의 부상이 세속적인 유대인들의 삶을 어렵게 만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종교가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 이스라엘도 이란처럼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네게브 벤구리온 대학의 사회학 및 인류학 교수인 우리 램은 "'두뇌 유출' 문제가 커지고 있다. 첫째 군사적 위험이 줄어들지 않으면, 둘째 국가가 실제로 더 대중주의 독재로 변하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7일 이후의 전쟁이 이탈의 근본 원인은 아니지만 그를 가속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을 모두 데려오지 못한 국가와 군대에 실망감, 수만 명의 극단적인 정통파 남성들이 군 복무에서 면제되는 동안 자기 자녀들은 군인으로 보내면서 국가와의 사회적 계약이 깨졌다는 느낌을 사람들이 갖는다는 것이다.

또 전쟁을 지지하는 이스라엘인들에 공포를 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한 여성은 대부분 민간인인 4만1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나왔는데도 이 전쟁을 지지하는 이스라엘인들이 많다면서 "유주얼 서스펙트(범인이 누군지 알 수 없을 때 최우선으로 소환되는 용의자, 여기선 우익을 의미)뿐 아니라 자신을 좌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복수에 관해 이야기하고, 이 전쟁이 정의로운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의 인구 이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스라엘 언론인 하레츠 신문은 2023년 네타냐후의 사법 개혁을 둘러싼 전쟁 전 국내 혼란 동안 이스라엘에서 3만~4만 명이 순 이탈했다고 보도했다. 치카노베르 교수는 공식 통계나 주변 관찰에서 포착된 것보다 그 과정이 더 빨리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조용한 출발이라고 부른다"며 "그들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까지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다"고 했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