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與 박충권 "국내산 위장 중국산 CCTV 3만대가 국가기관에 설치…해킹 시 정보 유출 우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국내산 위장 중국산 장비 납품 기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으로 위장해 국가기관에 납품된 중국산 CCTV는 총 2만9974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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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CCTV(폐쇄회로TV) 약 3만대가 전국 국가 주요시설과 군부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에 설치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국내산 위장 중국산 장비 납품 기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으로 위장해 국가기관에 납품된 중국산 CCTV는 총 2만9974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에 취약한 중국산 CCTV는 중국 다후아사(社)에서 제작한 모델(모델명 YSD-IRMP20SD)로 해당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4095대)다. 경찰청(590대), 항만공사(358대), 한국도로공사(348대), 인천국제공항공사(320대)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자치단체 79곳에도 총 1만4496대의 해당 CCTV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으로 둔갑한 CCTV의 예로는 납품업체가 중국산 장비를 국산으로 속여 납품한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2020년 3월 226억원 규모의 육군 해·강안 경계 과학화 사업 입찰 과정에서 한 군납업체 대표 A씨는 자체 생산 제품을 납품할 것처럼 속이고 실제로는 중국산 수입 감시 장비에 국산 라벨을 붙여 넘긴 바 있다.
박 의원실과 방통위에 따르면 육·해·공군 부대에도 국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CCTV가 131개 설치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202대), 기초과학연구원(309대)에도 문제의 중국산 CCTV가 설치돼있어 원자력 및 기술 정보 유출 여부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박 의원실은 전했다.
껍데기만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CCTV의 해킹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최근 우리 군은 전방 부대 등에 설치한 CCTV 1300여대를 모두 철거했다. 지난 7월 말 정보기관과 합동으로 군에 납품된 장비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해당 CCTV가 국산이 아닌 중국산이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시 군 관계자는 "문제의 CCTV에 찍힌 영상이 중국 특정 서버로 연결돼 유출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실제 유출된 정보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엔 중국 음란물 사이트에 중국산 '가정용 CCTV'(IP카메라)로 촬영한 한국인들의 사생활 영상이 유포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한국 가정집 거실, 산부인과, 탈의실, 왁싱숍 등 민감한 장소에서 촬영된 500여개 영상으로 구체적인 지명, 날짜, 개인정보를 특정할 수 있는 제목이 포함된 것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수사기관인 경찰청과 군사 관련 시설 및 국가보안시설에 설치된 중국산 CCTV를 통해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크다며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내에 국산으로 위장된 중국산 CCTV가 국가 주요 기관, 학교, 병원, 어린이집 등 광범위하게 설치된 만큼 해킹 우려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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