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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노래와 세상]아이유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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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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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사진)처럼 가을 감성을 잘 담아내는 가수가 있을까. 그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신곡 ‘바이 썸머(Bye Summer)’를 부르던 날 거짓말처럼 가을이 왔다. 아이유에게 가을은 새벽부터 밤까지 온통 그의 시간이다. 특히 그가 직접 고른 리메이크 곡들은 가을이면 꼭 찾아듣고 싶은 노래가 됐다. 듣는 것만으로도 가을 아침 알싸한 공기와 청명한 하늘이 느껴진다.

“매일 그대와 아침 햇살 받으며/ 매일 그대와 눈을 뜨고파/ 매일 그대와 도란도란 둘이서/ 매일 그대와 얘기하고파/ 새벽비 내리는 거리도/ 저녁노을 불타는 하늘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걸/ 같이 나누고파.”

아이유는 들국화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매일 그대와’로 가을을 불러낸다.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 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가을아침)라고 노래하거나 “쓸쓸하던 그 골목을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지금도 난 기억합니다/ 사랑한단 말 못하고 애태우던 그날들을/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까”(나의 옛날이야기)라고 노래할 때 가을은 모든 이의 가슴을 파고든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음 사랑한다는 말이에요/ 나 우리의 첫 입맞춤을 떠올려/ 그럼 언제든 눈을 감고/ 음 가장 먼 곳으로 가요.”

가을밤의 정서를 탁월하게 담아낸 ‘밤편지’를 들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올여름 전 세계에서 열린 아이유의 투어 영상에서 인상적인 건 ‘너의 의미’를 떼창으로 부르는 월드팬들의 모습이다. 비록 언어는 달라도 모두 “슬픔은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이유는 가을 그 자체이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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