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쫓겨나는 모양새에 고심…8일 국감 출석할 듯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사건 종결 처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사진)의 사직서가 아직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는 정 부위원장의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출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정 부위원장이 지난 9월19일 대통령실에 제출한 사직서는 10월2일자로 수리될 것이라는 게 권익위 안팎의 예측이었으나 정 부위원장은 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원위원회 회의를 끝으로 물러날 계획이었던 정 부위원장은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채 지난 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권익위는 정 부위원장의 8일 국감 출석을 준비하고 있다. 정 부위원장은 8일까지 휴가를 냈다가 7~8일 휴가는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무위가 의결한 기관 소속 증인 명단에는 권익위 부패방지 담당 부위원장이 포함돼 있어 정 부위원장이 직책을 유지한다면 감사장에 나와야 한다.
지난달 30일 정 부위원장이 10월2일자로 사직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감 회피용 사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대통령실은 부패방지 업무를 총괄한 정 부위원장이 야당 공세에 쫓겨 물러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권익위 전원위의 ‘종결’을 주도한 정 부위원장에 대한 면죄부이자 야당 공세에 맞설 명분이 된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야당이 권익위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수록 되레 정 부위원장 유임 가능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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