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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인구소멸 막을 특효약…'지역특화 비자'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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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8월 경북 경산에 있는 경일대에서 열린 '경북도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취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경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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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의 한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베트남인 응우옌티탄탐 씨(25)는 최근 경북 상주에 있는 육류가공 업체인 올품에 취업했다. '지역특화형(F-2-R) 비자'를 취득해 장기체류 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지역특화형 비자는 국내에서 유학·취업 중인 외국인이 인구감소지역에 일정 기간 거주하고 취업이나 창업을 하면 장기거주가 가능하도록 발급해주는 비자다. 발급 대상은 국내 대학 전문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하거나 국민총소득의 70% 이상인 연간 소득 3083만원 이상, 한국어능력시험 토픽(TOPIK) 3급 등 법무부가 정한 요건을 갖춘 외국인이다. 2년간 의무체류도 해야 한다. 이 회사에는 응우옌티탄탐 씨를 포함해 지역특화형 비자를 받은 베트남인 6명이 동시에 취업했다. 응우옌티탄탐 씨는 "남편과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같이 거주하고 싶다"며 "온 가족이 이곳에 정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가 지방 소멸 극복을 위한 새로운 지역 이민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 기업은 양질의 외국인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지자체는 인구 유입을 이끌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대들 역시 유학생 유치에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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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본격 시행된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은 공모를 통해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현재 10개 광역단체에서 66개 기초단체가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북이다. 경북에서는 올해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15곳(안동, 영주, 영천, 상주, 문경,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청도, 고령, 성주, 봉화, 울진, 울릉)이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4월부터 9월 현재까지 우수 외국인 인재 241명, 외국 국적 동포 75명 등 316명이 지역에 정착했다. 지역별로는 영천이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주 51명 등이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인이 134명으로 가장 많았고 네팔(33명), 방글라데시(12명) 순이었다.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경북을 찾은 총 외국인 유학생은 1만1334명으로 지난해(7528명)보다 50.5% 늘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경북도가 유학생 유치를 위해 해외 대학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역특화형 비자를 소개하는 등 유학생들의 교육과 취업을 꾸준히 지원해온 덕분이다. 지난 8월에도 경북도는 경일대에서 외국인 유학생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도내 22개 기업, 40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참여하는 등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정성현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소멸 위기가 심각한 지방에선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를 통해 대학 신입생 충원과 생활인구 확대, 지역 산업 일손 부족 해소 등 각종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상남도에서도 지역특화형 비자 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남의 경우 올해 인구소멸지역인 도내 11개 시군에서 지역특화형 공모 사업에 외국인 230명이 신청했다. 특히 밀양의 경우 애초 30명이 정원이었지만 40명이 추가 신청해 정원이 70명으로 늘었고, 현재 35명의 외국인 우수 인재가 지역에 정착했다.

[안동 우성덕 기자 / 창원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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