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이유 없이 일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고 있지 않는 '쉬었음 청년(15~29세)'이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기준 '쉬었음 청년'은 46만명으로, 전년 동월(40만4000명)보다 5만6000명 증가했다.
# 누군가는 이를 두고 '청년층이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꼬집을지 모르지만,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청년층이 첫 직장 중 전일제 일자리의 비중이 10년 새 가파르게 쪼그라들었을 정도로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게 영향을 미쳤다. 더 큰 문제는 '쉬었음 청년'이 청년 신용불량자 증가, 저출생 심화 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쉬었음 청년'에 숨은 문제를 좀 더 폭넓은 시각에서 다뤄야 하는 이유다.
‘쉬었음 청년’ 증가의 주된 원인은 청년들이 원하는 ‘괜찮은 일자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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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4000명에서 46만명으로 증가(통계청)." 쉬었음 청년(15~29세)이 올 8월 또 늘어났다. 전년 8월보다 5만명 넘게 증가했다. 왜 일까. 경기침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괜찮은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7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에 따르면 취업을 원했던 청년 가운데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이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있다는 거다.
혹자는 '눈높이를 낮춰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좋은 일자리'는 실제로 가파르게 줄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청년의 첫 직장 분석'에 따르면 청년의 첫 직장(임금근로자) 중 전일제 일자리 비중은 올해 76.0%로, 전년(78.1%) 대비 2.1%포인트 줄었다. 2015년(86.1%)과 비교하면 9년 만에 10.0%포인트나 감소했다.
고졸 이하 청년의 전일제 일자리는 더 심각하다. 2015년(78.0%)과 올해(66.5%)를 비교하면 11.5%포인트 떨어졌다. 학력이 낮으면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거다.
문제는 청년 고용시장이 악화하면서 빚에 허덕이는 젊은층이 덩달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층이 고물가와 고금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를 엿볼 수 있는 것이 20대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의 증가세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을 기록했다. 20대 신용유의자가 5만2580명이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25.3%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가 54만8730명에서 59만2567명으로 7.9% 늘었다는 걸 감안하면 20대의 증가세가 유독 가파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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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쉬었음 청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이 늘어나는 것은 가뜩이나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이를 의식한 정부 역시 정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방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 정책이 청년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사회학) 명예교수는 "현재 '쉬었음 청년'이 늘어나고 있는 건 개인의 탓이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며 "'쉬었음 청년'은 노동시장 진입에 실패해 좌절하는 등 여러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재도전을 위해 적극적인 심리 치유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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