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중 총구 쥐며 '강경 기조' 강조하기도
이란 외무는 "재보복 시 우리도 대응" 경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4일 수도 테헤란 금요대예배에서 설교하며 소총 총구를 쥐어 보이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설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의를 강조했다. 테헤란=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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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금요대예배 설교에 등장해 이스라엘에 대한 적의를 강조하는 한편,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재보복 낌새'에 경고를 보냈다.
하메네이는 이날 테헤란 시내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대사원)에서 열린 금요대예배에 설교자로 등장해 "지도자들은 살해됐지만 지역(중동) 내 저항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슬림이 단합하면 공동의 적들(이스라엘·미국)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살해된 지도자'는 이스라엘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수장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지난 1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합법적이고 적법한 행동"이었다며 "우리 군은 임무 수행을 미루지도, 서두르지도 않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에 대한 어떤 타격도 이 지역 전체와 인류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오늘날 범죄적인 시온주의자 깡패들은 하마스, 헤즈볼라를 절대 이기지 못하는 결론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옆에 소총을 세워두고 설교 중간중간 총구를 쥐면서 '대(對)이스라엘 강경 기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메네이가 금요대예배 설교자로 나선 것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가 미국에 암살된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최고지도자실은 "순교자 세예드 하산 나스랄라(헤즈볼라 수장)를 추모하고, 알아크사 작전(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1주년을 맞이하고자 최고지도자가 직접 집전했다"고 밝혔다.
1일 이스라엘 아슈켈론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대공방어시스템인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 아슈켈론=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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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대해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아락치 장관은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나기 위해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재보복을 감행하면) 우리는 비례적이고 정교하게 계산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도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락치 장관이 경고를 던진 것은 이란이 지난 1일 하마스·헤즈볼라 수장 등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이스라엘의 재보복이 예견돼서다. 이스라엘은 이란 공습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대응을 다짐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대(對)이란 재보복에 대해 "(이스라엘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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