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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女BJ 성관계 중 살해’ 男 징역 25년...法 “DNA 미검출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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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성 BJ를 숨지게 한 남성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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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 BJ를 성관계 중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쾌감을 위해” 목을 졸랐다는 남성의 주장과 달리 DNA가 미검출된 점을 지적하며 고의적 살인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모(44)씨에게 징역 25년과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범인 도피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김씨의 전처 송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김씨의 항변 중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에 대해 “(피해자에게서) 피고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재물을 빼앗으려 했거나 (피해자에게) 선물한 돈을 돌려받으려는 과정에서 다툼이 발생해 확정적 고의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검찰은 ‘피해자의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성욕을 참지 못하고 목을 조른 상태에서 성관계를 계속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재판부는 불고불리(검사의 공소제기가 없는 건에 대해 법원이 처벌하지 못함)의 원칙에 따라 공소 제기된 사실을 기준으로 유무죄를 판단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고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으며 유족, 지인들은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확정적인 고의로 살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유족에게 죄책감을 느낀다는 정황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하며 “과거 유사한 수법의 살인 전과가 있고 그 외에 폭력 전과도 두 차례 있는데도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 11일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인 피해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현금 등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김씨는 A씨의 집을 3차례 정도 오가며 사체에 물을 뿌리는 등 증거 인멸로 보이는 행위를 하거나 강도를 당한 것처럼 위장해 피해자의 물건을 서울 각지에 나눠 버린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방송을 하던 신입 BJ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김씨로부터 1200만원 가량을 후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5월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30년과 전자발찌 부착 명령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김씨의 전처 송모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당시 김씨는 “피해자의 목을 감았던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과 피해자의 쾌감을 위해서였지, 결코 피해자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피해자의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심폐소생술 등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살인) 전과가 있어 이번 일이 발각되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수 있다는 두려움에 도망갔다”며 “사체에 물을 뿌린 것은 담뱃재가 묻어 그것을 씻겨주려고 한 것”이라고 증거 인멸 혐의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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