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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기자수첩]반쪽짜리 K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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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피부는 왜 좋나요?"

한국식 화장 영상 댓글이나 해외 사이트에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질문이다. 외국인들은 깨끗하고 건강해 보이는 한국 여성들의 피부를 동경하고, 화장법까지 따라 하고 싶어 한다. 한국인처럼 매끄러운 피부를 만들어준다는 입소문을 탄 국내 뷰티 제품은 중국,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K뷰티 신드롬을 일으킨 '조선미녀' 브랜드는 미국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지금은 국내 멀티브랜드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1년 전까진 그렇지 못했다. 온라인몰이나 포털에서 조선미녀를 검색하면 "해외에서 인기 있다는데 국내 브랜드가 맞느냐"는 질문이 나올 정도였다. 이는 국내보다 해외 마케팅에 주력했다는 방증이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뉴미디어의 발전은 중소·인디 브랜드의 탄생을 가속화시켰다. TV 광고를 하지 않아도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게 됐고, 그 자체로 판매 채널이 된 까닭이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화장품 제조사들 덕분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전파력이 큰 숏폼 등을 매개로 단시간에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

조선미녀의 성공은 수많은 인디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꿈꾸게 했다. 이제는 뷰티 브랜드의 주 타깃이 국내가 아니라 해외를 향한 경우도 많다. 비교 경쟁군이 많고, 트렌드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영업 활동이 힘든 국내보다 해외 시장이 성장 기회가 더 많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에서는 유명한데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랜드들이 점차 늘어나는 이유다.

다양한 중소·인디 브랜드 제품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핵심 관광코스가 됐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선 이들이 접한 K뷰티 제품이 판매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국인의 좋은 피부를 동경하며 구매했던 외국인들에게 '반쪽짜리 K뷰티'가 되는 순간이다.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된 K뷰티 신드롬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에서 먼저 인기 브랜드가 되는 것도 좋지만, 한국인에게도 인정받는 뷰티 브랜드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반쪽짜리 K뷰티를 넘어 모두가 인정하는 진짜 K뷰티가 되는 길이다.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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