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책&생각] 유럽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 부다페스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헝가리 부다페스트 전경.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다페스트



화려한 영광과 찬란한 시련의 헝가리 역사



빅터 세베스티엔 지음, 박수철 옮김 l 까치 l 3만원



한겨레

유럽의 변경 지역으로 ‘동양과 서양 사이’라고 불린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여러 문명의 교차로에 자리 잡고 있다. 지중해의 라틴인들과 알프스 산맥의 독일인들, 그리고 슬라브인들이 여기서 만난다. 이곳은 로마 가톨릭 교회 문화와 북유럽 개신교회 문화, 그리고 그리스 정교회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한 매혹적인 도시다.



이 도시는 한국처럼 침략과 점령을 겪었고, 그때마다 새로운 문화와 지식을 흡수하며 독특한 역사를 형성해 왔다. 고대 로마와 마자르인, 몽골, 튀르크가 이곳을 차례로 점령했고 아퀸쿰, 부다, 부둔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이 도시는 그 뒤 합스부르크, 나치 독일과 소련의 점령을 지난 뒤에야 진정한 해방을 맞는다. 소련의 지배에 맞선 1956년 봉기와 1989년 혁명으로 사회주의 몰락을 앞당기기도 했다.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가족과 함께 난민이 돼 헝가리를 떠난 지은이는 저널리스트가 돼 ‘뉴스위크’ 부편집인 등을 지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부다페스트 도심에 있는 카페에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혁명과 자연재해, 점령과 포위를 겪은 민중의 시선으로 로마 시대의 변경도시에서부터 몽골족과 튀르크인의 침공, 1848년 혁명과 20세기의 전쟁과 학살, 민주화로 이어지는 부다페스트의 연대기를 재구성했다. 또 이곳을 거쳐 간 위대한 문인과 음악가, 과학자들의 기록과 삶의 궤적도 따라가며 당대 부다페스트를 조망한다. ‘소란에도 불구하고, 부다페스트에는 결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로 끝나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문득 아직 가보지 않은 이 도시가 ‘그리워질 것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