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도 “대통령부부 친분 없어”
김대남 대통령실 국민통합국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창립 16주년 기념 '학교안전 대국민 홍보 캠페인 및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9.1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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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지난 8월 2일 정부 투자 기관인 SGI 서울보증 상근감사(임기 3년)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 7월 초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에게 7·23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현 대표를 공격하라고 사주하는 내용이 담긴 전화 녹음이 최근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당대표 선거가 끝나자 정부 투자 기관 감사 자리를 꿰찬 것이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2월 국민의힘 총선 경기 용인갑 공천에서 탈락한 직후엔, 이씨와 통화에서 “(모처에) 공기업 사장이 됐든 다시 용산을 넣어달라고 해서”라는 말도 했다.
여권 핵심부에선 김 전 행정관이 연봉 3억원 안팎인 서울보증 감사에 임명되는 데 국민의힘 중진 의원 2명이 관여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김 전 행정관을 감사로 추천했다고 지목된 A·B 의원은 주변에 “나는 추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A 의원 주변에선 “공공기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진짜 실력자 측이 김 전 행정관 감사 추천 배경을 흐리려고 엉뚱한 사람을 지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행정관 감사 임명과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김 전 행정관과 친분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김 전 행정관 측은 작년 연말 대통령실을 떠날 때 대통령실 측에서 “이력서를 두고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총선 공천에서 떨어진 후 대통령실 관계자로부터 “서울보증에 원서를 넣어보라”고 연락이 와 지원했을 뿐 인사 추천 과정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금융권 경력이 없는 김 전 행정관이 서울보증 2인자 자리에 배경 없이 갔다는 걸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은 형편없는 보안 의식과 공적 의식의 사람이 중요 기관의 임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과 거기에 임용된 것 자체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사실상 김 전 행정관의 감사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 전 행정관은 그러나 사표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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