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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임윤찬 ‘클래식의 오스카상’ 2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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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음반 시상식 ‘그라모폰 어워즈’ 젊은 예술가·피아노 음반 부문

“저와 제 음악은 제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감사해야 합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세계적 음반 시상식인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에서 2관왕에 올랐다. 그는 2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쇼팽의 ‘연습곡’ 음반으로 피아노 음반 부문과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을 수상했다. 영국 클래식 음반 전문지 그라모폰이 1977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는 이 시상식은 ‘클래식 음악의 오스카상’으로도 불린다.

조선일보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2관왕에 오른 피아니스트 임윤찬. /그라모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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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모폰은 이날 선정 사유에서 “경력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연주자들이 있다. 올해 ‘젊은 예술가’ 부문 역시 독자들에게는 소개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콩쿠르 우승자인 임윤찬 역시 최종 후보에 이를 때까지 놀라운 위업을 이뤘다”라고 격찬했다. 지난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18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둔 뒤 단 2년 만에 세계 굴지의 음반상을 거머쥔 것이다. 임윤찬은 이날 현지 시상식에서 리스트의 곡을 연주했다.

한국 음악가 중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 첼리스트 장한나가 2003년 협주곡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 피아노 음반 부문에서 한국 음악가가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은 1993년 만 12세의 나이로 수상한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에 이어서 두 번째다.

올해 피아노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3개의 음반 가운데 쇼팽의 ‘연습곡’과 리스트의 ‘초절 기교 연습곡’ 등 임윤찬의 음반 2개가 포함됐다. 그라모폰은 “한 명의 피아니스트가 낸 두 장의 음반이 같은 해 최종 후보에 나란히 오른 것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임윤찬의 이 부문 수상은 일찍부터 점쳐졌다. 수상 음반인 쇼팽의 ‘연습곡’은 임윤찬이 영국 명문 음반사 데카(Decca)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 4월 발표한 스튜디오 녹음 음반이다. 이 음반은 지난 5월 미국 빌보드 정통 클래식 음반(Traditional Classical Albums) 차트 1위에 올랐다.

‘초절 기교 연습곡’은 임윤찬이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준결선에서 연주했던 실황 음반이다. 이 음반은 지난해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올해의 클래식 음반’ 명단에도 올랐다. 결국 그라모폰은 “경쟁이 치열한 피아노 부문에서 쇼팽 ‘연습곡’ 음반이 ‘초절 기교 연습곡’ 음반을 단 한 표 차로 누르고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임윤찬의 라이벌은 임윤찬 자신이었던 셈이다.

그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이후 매번 인상적인 소감으로 ‘임윤찬 어록(語錄)’을 쏟아냈다. 이번 수상 직후에도 국내 소속사인 목프로덕션을 통해서 겸손함이 묻어나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제가 처음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접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저희 부모님의 말투부터 시작해서 제 눈으로 본 모든 것, 그리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 배운 것 등 모든 것들이 제 음악에 녹아 있다”고 했다. 또 “이런 큰 상을 받아야 할 사람들은 제 가족과 선생님, 소속사와 위대한 예술가들, 그리고 제 친구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가을 유럽 공연과 미국 뉴욕 필하모닉 협연을 마친 뒤 오는 12월 한국에서 도이치 캄머 필하모닉(지휘 파보 예르비)과 협연하기 위해 귀국할 예정이다.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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