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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실사 애니 '무파사'...그런데 "기술 타파하는 여정"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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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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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젠킨스 감독이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지난 19일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배리 젠킨스 감독 기자 간담회가 화상으로 진행됐다.

'무파사: 라이온 킹'(이하 '무파사')은 거대한 야생에서 고아가 된 어린 사자 무파사가 왕의 혈통이자 예정된 후계자 타카(스카)를 만난 후, 운명을 뛰어넘어 세상의 왕이 되는 여정을 그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탄생 30주년을 맞아 제작된 작품이다.

'문라이트'(2017)로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배리 젠킨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규모도 크고, 사람이 아닌 동물 실사 움직임을 구현하는 등 기존과는 확실히 다른 작업을 하게 됐다.

젠킨스 감독은 "이 프로젝트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주제가 지금까지 다룬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더욱 큰 캔버스가 주어졌고, 관객들이 애정하는 캐릭터로 이 주제에 대해 내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였다"라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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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디즈니 라이브 액션인데, 영화 자체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하이브리드라고 본다"라며 "새로운 도전이지만 어떤 감독에게 갔더라도 그랬을 거다. 첨단 기술을 쓰고 새로운 방식 도입한다는 점에서. 그래서 이 프로젝트 시작할 때 오픈된 마음으로 시작했다"라고 돌아봤다.

VFX 스튜디오 MPC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최신 CGI 기술로 비주얼을 구현했다. 수백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3개 대륙의 모습을 바탕으로 무려 4년에 걸쳐 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젠킨스 감독은 "여러 기술을 사용하지만, 실사 영화를 만들듯이 했다. 본질과 핵심을 캡쳐할 수 있는 정도까지만 환경을 구축하고, 그 안에 들어가 유기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라며 "기술을 타파하는 여정이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느냐였다. 그러나 동물의 얼굴로 감정을 전달하는 부분이 쉽지 않았다. 젠킨스 감독 역시 "인간 관객이 동물 얼굴을 보고 어떤 감정인지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모델 만들기가 어려웠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해결 방법은 "카메라에 영혼을 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배우들의 움직임에 카메라가 반응하면서 서로 같이 연기해 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마치 카메라가 인물들 주변을 배회하면서 관찰하는 느낌 받으실 거다. 그렇게 영화의 감정적 표현 부각시키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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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건 "누가 위대함까지 달성할 수 있는 기량을 얻을 것인가"였다.

이어 "이미 태어날 때부터 왕위를 계승하는 인물이 나온다. 근데 무파사는 그렇지 않다. 고아임에도 위대한 리더가 되기까지 필요로 하는 기량과 기술을 본인이 얻어야 한다. 그 여정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점이 중요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주변 환경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젠킨스 감독은 무파사와 타카의 관계에 대해 "가족의 구조가 달랐던 배경 때문에 두 인물이 어떤 인생을 살게 되는지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파사는 어머니한테 배움을 받고 타카는 아버지에게 배움을 받는다. 무파사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가르침을 받고 타카는 그들 위에 군림해야 한다고 배운다. 그러면서 무파사는 더 나은 인물로 거듭나고 타카는 악인의 길로 들어선다. 그런 것들 보여줌으로써 뭘 배울 수 있는지 중요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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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타고난 기질과 양육 방식의 차이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둘이 반대로 양육을 받았다면 스카가 왕이 되고 무파사가 악인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무파사 일행을 쫓는 흰색 사자 키로스의 존재 역시도 그랬다. 젠킨스 감독은 "키로스는 흰색 털을 가졌는데 실제 그런 사자가 있고, 사악한 존재로 믿는다. 그래서 사냥을 많이 당한다더라"라고 소개했다.

이어 "극중 인물들은 모두 아웃사이더다. 그럼에도 자신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 키로스는 생명의 순환에 자신이 못 들어간다면 부숴버리겠다고 공격한다. 그런 식으로 빌런이 어떤 사고 방식을 갖고 대처하는지 모습을 보면서 깊게 감명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주제가 반복된다. 키로스도 하얀 털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다름의 문제로 박해를 받지 않았다면 빌런이 되지 않았을 거다.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라고 강조했다.

'라이온 킹'에 깊은 애정도 그가 메가폰을 잡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젠킨스 감독은 "정말 큰 팬이었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표현했다. 그 부분이 강렬해서 좋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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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라이온 킹' 속 심바의 아버지 무파사와 삼촌 스카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에서의 모습과 다른 점은 뭘까.

젠킨스 감독은 "오리지널에서는 선악 구도가 명확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인물들이 어떤 여정을 통해 선과 악의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볼 수 있다. 이분법적인 구도에서 더 나아가 복잡성을 부여하고자 했다"라고 차이점을 언급했다.

이어 "(오리지널이 나왔던) 1994년은 단순한 시대였다. 어린이가 이미지에서 배우는 교훈이 단순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지 범람의 시대다. 선악 구도뿐 아니라 이미지에서 받아들이는 교훈에 복잡성을 더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스카도 어린 시절이 있었고, 세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악인이 됐다는 복잡한 여정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의 맥락에 맞는 작품으로 거듭났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라이온 킹'의 어떤 특별함이 오랜 세월, 여러 세대를 거쳐 사랑받게 만드는 걸까. 젠킨스 감독은 "감정이 표출되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해서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리지널에서 심바가 부모의 죽음을 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시퀀스가 10분의 러닝타임을 써가면서 깊게 다뤄진다. 어린아이가 죽은 부모를 바라보며 슬픔을 느끼고 그 감정을 소화하려고 한다. 그게 어린이 만화에서 사용됐다는 점에서 더 위대하게 보인다. 저한테도 특별하게 다가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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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서는 무파사, 타카의 어머니를 비롯한 암사자들이 끼치는 영향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에 젠킨스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고 감동받았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리지널에서는 아버지와 아들만 나와서 남자들만이 위대한 지도자 배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에는 어머니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큰 존경심을 표출하려고 했다. 그게 아름답게 보였다"라며 "실제 사자 무리를 보면 암사자들이 엄청난 역할을 수행한다. 영화에서도 두 형제의 어머니 양육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더 깊게 다룰 수 있어 흥미로웠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현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에 대한 메시지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젠킨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다루고자 한 것은 누가 위대해질 수 있는가다. 무파사는 고아이고, 특권층이 아니다. 그럼에도 위대한 왕이 되기까지 그 모든 역량을 본인의 노력으로 얻어낸다. 현대의 맥락에서 많은 교훈과 울림 준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타카가 악인으로 돌아선 이유는 아버지가 좋은 리더가 되려면 남 위에 군림해야 한다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무파사는 반대로 성장하고 조화로운 삶 추구해야 한다고 배웠다.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본다"라고 어필했다.

한편 '무파사'는 지난 18일 개봉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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