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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숏폼 승부수 … 창작자 인센티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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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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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내년부터 짧은 영상인 '숏폼'을 올리는 창작자를 상대로 수익 공유를 확대한다. 빅테크가 선점한 숏폼 시장에 균열을 내고자 본격적으로 창작자 생태계 확장에 나선 것이다. 플랫폼의 주된 고객층인 10·20대가 '숏폼 네이티브 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숏폼 선호도가 높아지자 네이버가 적극 공세를 펼친 대목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모바일 앱을 개편하고 숏폼 서비스인 '클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3일 네이버는 베타 서비스 중인 '클립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전체 클립 크리에이터(공식 창작자) 대상으로 확대해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창작자에게만 제공했던 인센티브인 수익 배분 범위를 넓혀 본격적인 수익화 모델 실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클립 크리에이터를 직접 선발·지원·양성해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콘텐츠의 절대적인 양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플랫폼에 수혈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네이버가 공식 선발한 2500명이 클립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에는 창작자 숫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네이버가 지난 1월 진행한 창작자 모집에는 3만6000여 명이 몰렸다. 회사 측은 올해 8월 기준 클립 콘텐츠 생산량과 일평균 재생 수가 올해 1월 대비 각각 4배, 6배 성장했다고 전했다. 특히 숏폼 콘텐츠 선호도가 높은 1020세대 사용자들의 경우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는 설명이다. 김아영 네이버 클립 리더는 "올해 클립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면서 내년 프로그램에 대한 방향성을 실험·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면서 "네이버만의 고유한 콘텐츠 생태계에 최적화된 수익 배분 모델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창작자를 유치하기 위해 플랫폼들은 경쟁적으로 수익 공유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추세다. 틱톡은 연내 크리에이터 리워즈 프로그램 기준을 팔로어 5만명에서 1만명 수준으로 대폭 완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크리에이터와 광고주 연결 프로그램 '틱톡 원'도 선보일 예정이다. 창작자 입장에서 브랜드와의 협업이 늘어나면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갈 수 있어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틱톡의 경량화 버전인 틱톡라이트는 파격적인 보상 정책으로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숏폼 '릴스'를 제공하는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말부터 수익 모델을 도입했다. 유튜브 역시 일정 조건을 갖춘 숏폼 창작자에 대해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해 수익을 분배하는 길을 열었다.

신규 창작자를 확보하기 위해 영상 제작 문턱을 낮추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는 자사 숏폼 서비스인 쇼츠에 인공지능(AI)으로 동영상을 자동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내년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AI가 자동으로 더빙을 해주는 자동 더빙도 제공할 예정이다.

메타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고, 지시에 맞춰 그림이 움직이는 기능을 갖춘 '에뮤 비디오'를 지난해 공개했다. 향후 메타의 핵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적용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과 경쟁하는 숏폼 플랫폼 콰이서우는 지난 6월 동영상 생성AI인 클링(Kling)을 공개했다.

국내 플랫폼들은 해외 기업들이 장악한 숏폼 플랫폼 시장에서 균열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지난 3월 모바일 '다음'에 숏폼 탭을 개설했다. 지역 기반 플랫폼 당근은 숏폼 서비스 '스토리'를 운영 중이다.

네이버는 플랫폼 전반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숏폼이다. 모든 짧은 것이 대세인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네이버는 영화와 방송 콘텐츠를 제공해 오던 '시리즈온' 서비스를 연내 종료하는 대신 피드형 숏폼 서비스인 '클립'과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등 신규 서비스의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6일에는 통합검색 결과에 숏폼 '클립' 탭을 새로 추가했다. 숏폼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의 검색 형태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엔 네이버의 로컬 리뷰 플랫폼 '플레이스'에 클립 에디터를 활용해 더 편리하게 숏폼 후기를 남길 수 있는 플레이스 클립을 선보였다. 또 네이버의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요약된 정보를 제공하는 숏폼형 검색 콘텐츠 '숏텐츠'를 지난달 도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슈타티스타는 올해 400억달러(약 52조9800억원) 규모인 세계 숏폼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6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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