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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써봤다] 너 때문에 아이폰 쓴다...10년의 진화 '애플워치 시리즈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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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테크M

애플워치 시리즈 10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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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생일에 동생이 '애플워치'를 선물했다. 동생이 그런 큰 선물을 한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몹시 기뻤지만, 애플워치로 대체 뭘 할 수 있을까,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가진 의문이었다. 혹자는 값비싼 장난감 취급을 하기도 했고, 성급히 실패작이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 후로 10년, 이달 20일 '애플워치 시리즈 10'이 출시됐다. 10년 동안 애플워치의 입지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제 어딜가도 애플워치를 착용한 사람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애플워치 전체 출하량은 3000만대를 넘어서 스위스 시계보다 약 1000만대가 더 팔렸다.

이제 애플워치에 쓰임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마트폰과 한짝을 이루는 파트너로, 기존 손목시계를 대체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애플워치는 사용자들의 손목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워치는 신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사용자를 관찰하고 각종 편리한 기능들을 제공하는 진정한 스마트워치로 거듭났다. 애플워치가 스위스 시계 산업을 넘어선 건 우연이 아니다.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꾸준히 지속된 혁신으로 스스로를 증명한 덕이다.

그래서 이번 '애플워치 10'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만큼 애플이 공을 들인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일주일 간 애플워치를 써보며 느낀 소감들을 전한다.

손목에 '착'...역대 가장 얇고 가벼운 애플워치

애플워치 10은 역대 가장 얇고 가벼운 애플워치다. 케이스 두께는 46mm 제품 기준으로 9.7mm로, 전작의 10.7mm 대비 정확히 1mm가 줄었다. 무게도 36.4g으로 전 세대 제품보다 2.3g 가벼워졌다. 육안으로 보기엔 얇긴 얇아진 것 같은데, 드라마틱하진 않다. 하지만 계속 착용해보니 확실히 밀착감이 상당히 개선됐다. 긴소매 옷을 입어도 걸리적거리지 않고, 더 가벼워진 덕에 오래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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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시리즈 10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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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를 위해 애플은 애플워치 내부를 완전히 다시 설계했다고 한다. 애플워치는 디스플레이가 달린 모바일 디바이스 중에서 가장 작은 제품이다. 두께 1mm를 줄이기 위해선 공간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극한의 엔지니어링의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제품 외형은 얇고 가벼워진 반면, 화면 크기는 더 커졌다. 46mm 제품 기준으로 디스플레이 면적은 1220㎟로 전작의 1143㎟보다 커졌고, 앞서 가장 큰 애플워치였던 '애플워치 울트라'의 1185㎟ 보다도 크다. 활성 화면 영역만 놓고 보면 애플워치 시리즈 4·5·6 대비 최대 30%, 시리즈 3 대비 최대 75% 더 넓어졌다.

처음 스펙만 봤을 땐 화면이 너무 크기가 커서 손목에 붕 떠있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실제 써보니 모서리의 곡률이 커지고 착용감이 개선된 덕에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손목에 안착했다. 시원시원한 디스플레이로 왠만한 메시지는 전체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사진까지 선명히 볼 수 있어 편리했다. 특히 애플워치 최초로 와이드 앵글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비스듬히 볼 때 최대 40% 더 밝은 화면을 제공해 손목을 틀어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아도 선명하게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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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시리즈 10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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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적으론 이번에 새로 선보인 '제트블랙' 컬러가 알루미늄 모델이지만 유광 마감으로 전작의 스테인리스나 이번 신제품의 티타늄과 비등한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알루미늄 재질과 티타늄 재질은 무려 40만원이 차이가 난다. 제트블랙 색상은 애플이 10주년을 맞아 선물한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가격 대비 훌륭한 재질감을 보여준다. 블랙이 너무 싫다는 사람만 아니라면 이번 신제품 색상 중에는 제트블랙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배터리 아쉽지만…디테일은 '굿'

애플워치를 착용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역시 배터리다. 공식적인 배터리 지속 시간은 18시간으로, 이번 신제품 역시 매일 충전해야 한다는 건 변함이 없다. 하지만 30분 충전으로 배터리를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을 지원하며, 15분 충전으로 최대 8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일과 중에 잠시 잠시 충전을 해놓으면, 잘 때도 착용하고 수면을 추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신제품은 디스플레이에 전력 효율이 뛰어난 'LTPO3' 기술을 적용했다. 정지 화면의 주사율을 1Hz까지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상시표시형(AOD) 모드에서 더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 이번에 새로 생긴 '플럭스'와 '잔상' 시계 페이스에선 AOD 상태에서 1초마다 초침이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화면을 켜지 않고도 초단위로 시간을 확인할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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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시리즈 10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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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몇 가지 변경점을 살펴보면, 이번 애플워치 10은 내장 스피커를 통해 음악과 오디오 재생이 가능하다. 아이폰이나 '에어팟' 없이도 스스로 음악을 틀 수 있다는 얘기다. 음질이나 출력도 생각보단 괜찮다. 짧게 뭔가 들어야 할 땐 충분히 써먹을만 해 보인다. 또 애플워치로 통화를 할 때 배경 소음을 억제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애플워치 10에만 탑재된 뉴럴 네트워크를 통해 바람이 많이 부는 야외나 시끄러운 도시 거리에서도 선명한 목소리로 통화가 가능해졌다.

애플워치 10에는 면으로부터 6m 아래까지 측정 가능한 새로운 수심 게이지와 수심 앱, 수온 센서가 탑재됐다. 액티비티에 특화된 애플워치 울트라를 넘보는 기능이다. 조수 앱을 통해 전 세계 해변의 조수 예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Oceanic+' 앱에서는 스노클링을 위한 새로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워치 10과 새로운 'watchOS 11' 운영체제에선 말을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해주는 '통역' 기능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운동의 강도와 지속 시간이 사용자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해주는 '훈련량'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10년 맞이 후한 업그레이드…다음 혁신을 기대하며

10주년 기념 제품이라고 해서 미래로 데려가 줄 신박한 제품을 기대했다면 애플워치 10이 조금 심심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얇고 가벼워진 게 수치보다 경험 상으로 높은 만족도를 줬고, 특히 제품 가격대를 넘어서 알루미늄 모델에 유광 마감을 입힌 점, 화면 크기를 애플워치 울트라보다 더 키우고 수심·수온 센서를 탑재한 점 등은 애플답지 않은 굉장히 후한 선물로 느껴진다.

애플워치는 아이폰의 강력한 경쟁력이다. 실제로 다른 스마트폰을 쓸 땐 애플워치를 쓸 수 없다는 게 큰 약점으로 느껴질 만큼, 애플워치의 존재감은 크다. 더 저렴하고 괜찮은 제품들도 많지만, 애플워치만큼 선명한 화면과 빠른 반응속도, 안정적인 연동, 우수한 디자인을 모두 갖춘 스마트워치는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신제품 역시 이런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단 하나 아쉬운 건 역시 배터리 지속 시간으로, 어떤 수를 쓰더라도 2~3일 수준만 확보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 보인다. 이 배터리 시간 때문에 액티비티를 전혀 하지 않아도 크고 무거운 '울트라'를 쓰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배터리가 더 오래 간다면 건강 트래킹 같은 기능도 훨씬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세대에선 이 부분의 더 큰 혁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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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10'(왼쪽)과 '애플워치 울트라' /사진=테크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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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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