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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달라진 중국, 북한도 잠수함 기술 획득할까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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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러시아 대잠(對潛) 초계기 일류신-38이 러ㆍ중 연합훈련 ‘오션 2024’ 기간이던 지난 9월 15일 해상 순찰 훈련을 하고 있다. 타스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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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지난 9월 11~17일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훈련 ‘오션(Ocean) 2024’를 개최, 군사협력을 확대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이 훈련은 400척 이상의 러시아 함정과 120대가량의 러시아 군용기 그리고 중국 함정 4척과 중국 군용기 15대가 참가한 대규모 훈련이었다.

지난달 10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중국이 러시아 무기체계에 이용되는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는 “그 대가로 러시아가 중국에 잠수함과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월 말~6월 초 우한시의 한 조선소에서 중국의 최신형 핵잠수함이 침몰한 사건이 보여주듯, 중국의 잠수함 기술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 러시아의 앞선 잠수함 기술은 중국의 잠수함 능력을 향상시켜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군사 지원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중국은 세계화의 수혜자로, 러시아와 달리 현재의 국제질서를 무너뜨리기보다 자신에 더 유리하게 진화시키려는 강대국으로 여겨졌다. 중국은 북러 군사협력에도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올해 4월 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 이후 중국은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파견해 북한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한중 외교장관 회담과 한중일 정상회담도 개최했다.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듯, 김정은 위원장은 9월 중순 시진핑 주석에게 보낸 답전에서 “협력”이라는 단어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노력을 더욱 지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당장 중국은 미국과의 대화와 협조가 실질적 이익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느낄 수도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미국의 자율주행 커넥티드 자동차 시장에 중국이 진출하지 못한다는 수입 규제를 발표했다. 유럽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를 논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의 경제적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돼도 대중 무역규제가 개선될 기미는 없다. 중국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무역규제에 대해서도 "큰 뜰의, 철의 장막(big yard, iron curtain)"이 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 중이다.

향후 중러 협력은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승산이 없지 않으며, 그가 승리하는 경우에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당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최대 승리를 추구한다면 중국에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러시아 정권이 무너지거나 그에 준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은 미국에 혼자 맞서야 한다. 이러한 상황을 막고자 한다면 중국은 러시아를 지원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미국에 함께 맞설 파트너로 러시아가 필요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패배를 막는 것이 대만 문제 해결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중러 사이의 협력이 더욱 확대된다면 북한은 ‘국제환경이 더욱 유리해졌다’고 보고 더욱 대담해질 것이다. 동시에 북한이 중러 간 선례를 활용해 러시아의 잠수함 기술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정세의 변화와 더불어 북한의 위협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한국일보

이중구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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