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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검색엔진 대신 ‘AI 답변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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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월4일 서울에서 열린 ‘2024 퍼플렉시티 프로 유저 밋업’ 행사. 아라빈드 스리나바스 CEO(앞줄 오른쪽에서 5번째 남성)가 방한해 한국 이용자와 만났다. 전종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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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는 이따금 길을 잃는다. 검색은 어두운 정보의 바다를 비추는 등대다. 오랫동안 우리는 검색창에 질의어를 입력해 필요한 정보를 추려내고 나머지를 들어냈다. 검색 과정은 비움의 여정이었다.



인공지능(AI)이 사용자 의도를 더 깊이 파악하고 답을 제공하는 시대가 열렸다. 인공지능 검색은 단순히 웹페이지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종합해 답을 내놓는다. 비울 필요 없는, 꽉 찬 답변을 한번에 내놓는 검색. 검색엔진에서 답변엔진으로 정보 관문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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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검색의 대표 주자는 퍼플렉시티다. 퍼플렉시티는 2022년 오픈에이아이(AI)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인공지능 기반 검색 서비스다. 자체 언어모델을 비롯해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을 기반으로 질문에 대해 하나의 완성된 답변을 제공한다. 구글이 전통적 방식으로 정답에 가까운 웹페이지 목록을 제공한다면, 퍼플렉시티는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답을 곧바로 제공한다. 구글이 방대한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을 찾게 돕는다면, 퍼플렉시티는 책을 찾아 내용을 요약해준다.



퍼플렉시티는 챗봇과도 다르다. 챗지피티는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답한다.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최신 정보는 모른다. 퍼플렉시티는 학습된 데이터에 실시간 웹 검색 결과도 포함해 답변한다. 6시간 이전의 최신 데이터가 답변에 들어 있다. 또 여러 출처를 종합해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제시하고, 출처를 표기해준다. 정보를 보여주는 데서 나아가, 그 정보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인공지능 검색은 개인화된 검색 경험을 준다. 사용자의 과거 행동 데이터와 취향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형 답을 내놓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검색 의도를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 정보를 제공한다. 같은 질문을 던져도 사용자마다 다른 답을 받는다. 이는 인공지능 검색이 정보 전달자에서 사용자와 소통하는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멀티모달’도 검색 변화를 이끄는 핵심 요소다. 텍스트·이미지·음성·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이 기술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을 재구성한다. 텍스트로 질문하고 이미지나 영상으로 답을 받는 경험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이런 변화를 거치며 텍스트 기반의 일방적 정보 제공이 아니라 직관적이고 풍부한 검색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수익모델도 필요하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결과에 광고를 포함시키거나 구매 링크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다. 크리스마스 여행을 검색하면 항공권 구매 링크나 관련 쇼핑 정보가 제공되는 식이다. 퍼플렉시티는 언론사와 협업을 통해 수익을 나누는 모델도 내놓았다. 타임·슈피겔 등 주요 매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9월 초엔 창업자가 한국을 찾아 국내 사용자들을 만났다. 올해 말에는 국내 언론에도 수익 공유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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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검색은 탐색을 넘어 완결된 답변으로 이용자를 직접 안내한다는 점에서 정보 검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퍼플렉시티는 서비스 1년 만에 검색량이 50배로 늘어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가치는 이미 ‘유니콘’을 훌쩍 넘어섰다. 오픈AI도 ‘서치GPT’로 검색 서비스를 두드리고 있고, 구글은 검색 결과에 AI의 답변을 노출하는 ‘오버뷰’ 기능을 붙였다. 정보를 찾는 습관은 분명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검색창에만 매달려 있다면 이 변화를 느낄 수 없다.



이희욱 미디어랩팀장 asada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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