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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野 호남쟁투’ 설전도 치열…”장남 잘돼야” “차남도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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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장자 우선론’에

혁신 “자식, 하나보다 둘이 나아”

‘한달살이’ 놓고도 “호텔 한달살이” 신경전

역시 집안싸움이 더 치열한 법일까.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설전이 한창이다.

혁신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이 “고인 물”이라고 저격하자 민주당이 혁신당을 겨냥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맞받아 ‘고인 물·상한 물’ 논쟁이 오가더니, 이제는 ‘호남 장·차남’ 논쟁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장남이 잘 돼야 집안이 잘 된다”며 지지를 호소한 데 대해 혁신당은 “장남이건, 차남이건 효도 잘하는 자식을 챙겨줘야 한다”고 맞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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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한준호 최고위원과 주철현 전남도당위원장, 박지원·이개호 의원,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등이 24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선대위 발대식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 제공


◆민주 “장남이 잘 돼야”, 혁신 “차남에 기회달라”

먼저 불을 지핀 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다. 민주당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은 최근 영광 현장 지원 유세 중 혁신당 조국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주변에 “집안에도 장남이 잘 돼야 한다. 민주당이 장남”이라며 “차남보다 일단 장남이 잘 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조 대표는 이에 웃으면서 “장남도 잘 돼야 하겠지만 저희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27일 혁신당 장현 영광군수 후보 선대위 출범식 행사에서 이 민주당의 ‘장남 우선론’을 언급했다. 그는 “자식은 장남 한 명만 있으면 됩니까. 아니다. 자식 한 명 있는 것보다 둘이 있는 게 낫다”며 “영광에서도, 호남에서도 자식 하나 있는 것보다 둘이 있는 게 낫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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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 선거 지원에 나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7일 전남 영광군 칠거사거리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조 대표는 이어 “그 자식 둘이 부모님에게 즉 영광 군민들에게, 호남 유권자에게 누가 누가 제대로 효도하는지 경쟁해야 부모님 측 영광 군민, 호남 유권자들이 좋아하지 않겠냐. 혁신당은 이번 영광군수 선거에도 앞으로 다가올 지방선거에서도 누가 효자인지 누가 제대로 효도할 사람인지 겨루고 싶다”고 했다.

그는 “효도 경쟁하는 게 부모님에게 손실이 됩니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영광·곡성군수 재선거가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조 대표는 민주당이 ‘호남의 장남’이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차남 또는 장녀, 즉 아들이건 딸이건 효도 잘하기 위해서 경쟁하겠다고 뛰어들었는데 부모님에게 해가 될 일이 뭐가 있습니까”라고 했다.

그는 4·10 총선 결과 호남 지역에서 혁신당이 비례 득표 1위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혁신당이라는 효자를 낳아주신 분이 누구냐, 영광을 포함해서 호남 유권자들이 저희를 낳아 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저희를 낳아주신, 저희를 만들어주신 호남 유권자들에게 효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텔이냐, 아파트냐’ 한달살이 신경전도

영광의 경우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혁신당 후보 간 격차라 오차범위 내로 나오면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민주당 지도부급 인사들이 잇따라 영광 ‘한달살이’를 시작하는 등 공을 들이는 중이다. 애초 혁신당 조 대표가 영광과 곡성을 오가며 ‘호남 한달살이’를 해오던 터였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과 혁신당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이들이 현지에서 지내는 곳이 호텔이냐, 아파트냐를 놓고 지지자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시작은 혁신당 정상진 홍보위원장이 26일 페이스북에 쓴 글이었다. 그는 “영광호텔 한달살이 VS 영광아파트 한달살이”라며 “같은 한달살이도 이렇게 다르다”고 썼다. 이를 두고 영광읍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 중인 조 대표와 비교해, 한달살이 중인 민주당 인사들이 호텔에서 지낸다고 저격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장 영광에서 한달살이 중인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인 27일 페이스북에 이 지적을 언급하며 “저 삼성급 호화호텔? 살고 있다. 형편에 맞지 않게”라며 투숙 중인 호텔 이름을 공개했다. 그는 “작지만 깨끗해서 여러분께도 권한다. 한달 사는데 아파트 얻고 살림 장만할 여력과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 최고위원이 이 글과 함께 첨부한 캡처 사진에는 투숙 중인 호텔의 최저가가 6만원대란 사실이 적시돼 있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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