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즈오카지방재판소는 강도살인죄로 사형이 확정됐던 전직 프로복서 하카마다 이와오(88)에게 전날 무죄를 선고했다.
살해 혐의를 사형이 확정됐으나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받은 하카마다 이와오. 하마마츠=AP교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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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하카마다가 체포된 뒤 경찰조사 과정에서 한 자백이 비인도적인 조사로 따른 “실질적인 조작”이라고 판단했다. 또 범행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하카마다의 혈흔이 묻은 의류에 대해서는 체포된 지 1년이 지나서야 발견된 점을 지적하며 “수사기관에 의해서 혈흔을 붙이는 등 가공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사형 판결을 했던 것을 염두에 두고 “여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법원으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일본에서 사형 확정 사건이 재심에서 무죄로 뒤바뀐 것은 2차대전 이후 5번째다. 판결에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 하카마다의 무죄가 확정된다.
하카마다는 1966년 6월 30일 자신이 일하던 시즈오카현 된장 제조 회사의 전무 일가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에서 하카마다의 혈흔 다섯 점이 묻은 의류가 발견됐다는 점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체포 당시 범행을 인정했던 하카마다는 재판이 시작되자 폭행 등 경찰의 강압적인 심문 때문에 했던 허위 자백이라며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했다. 1968년 1심 법원이 사형을 선고하고 1980년 최고재판소(대법원)가 형을 확정했으나 하카마다는 재심 절차를 진행했다. 긴 법정 투쟁 끝에 2023년 3월 도쿄고등재판소로부터 재심 명령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하카마다에 대한 형 집행과 구금도 중지됐고, 48년간 복역하다 귀가한 ‘세계 최장수 사형수’의 사연은 일본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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