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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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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개그맨들의 따돌림…살 수 없었다" 돌연 은퇴한 개그우먼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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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개그우먼 천수정. 사진 천수정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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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천수정이 과거 동료 개그맨들의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해 연예계를 은퇴했다고 고백했다.

천수정은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데뷔 초부터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는 내내 남모를 아픔으로 너무나도 괴로웠고 불안한 마음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퇴 후 남편과 함께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천수정은 “한국에서는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데뷔 직후 방송사 두 곳에서 신인상을 받았지만 사실 속은 병 들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직장 내 폭력 속에서 마치 거대한 빙산을 만난 나룻배가 된 것 같았다”며 “한국을 떠나 호주로 도피도 해봤고 다른 일을 찾아보고 상담도 받으면서 잊으려 노력해봤지만, 트라우마가 된 시간은 나를 오랫동안 쫓아다니며 괴롭혔다”고 호소했다.

당시 피해 내용에 대해서는 “집단 따돌림이 있었는데 도를 넘은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당했고 여자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치심을 느꼈다”며 “20대 초반의 내 목소리가 듣기 싫다고 윽박지르며 비웃던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뛰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견디기 힘들어 떠나고 싶었다. 당장 직업을 때려치우지 않으면 살 수가 없겠더라. 정말 때려치우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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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천수정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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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직도 집단 따돌림 가해자인 동료 개그맨들이 나오는 한국 TV 프로그램을 못 본다”며 “가해자가 아닌 내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살았던 시간이 이제는 부질없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천수정은 “이제는 내가 개그우먼이라는 직업을 때려치운 이유,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다”며 “최고의 복수는 용서하는 것이더라. 나는 용서하려고 한다. 화려했던 그때보다 평범한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천수정은 2008년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같은 해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시트콤부문 신인상을 받았으며,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드라마방송부문 신인개그맨상을 수상했다. 천수정은 드라마 ‘상두야학교가자’, 영화 ‘여고괴담 3-여우 계단’ 등에 출연하는 등 연기 활동도 병행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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