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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일, 자위대 창설 이후 호위함 첫 대만해협 항해…‘영공 침범 대응’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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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사자나미.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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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자위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중국이 자국의 영해라고 주장해온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 군용기와 함정이 잇따라 일본 영공을 침범하고 접속수역에 진입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6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시로 25일 해상자위대 호위함 ‘사자나미’가 대만해협을 통과했다”며 “중국이 지난달 정보수집기의 일본 영공 침범 등으로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는 데 따른 대응책”이라고 보도했다. 사자나미 호위함은 지난 25일 오전 동중국해로부터 남쪽으로 대만해협 통과를 시작해 10여시간 만에 이동을 완료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해군 함정들도 사자나미 호위함과 함께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6일부터 남중국해에서 두 나라 해군과 합동훈련도 예정하고 있다.



미국 등은 국제법상 중국과 대만의 영해를 제외한 대만해협 중앙 해역은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공해라며, 대만해협 등에서 군함을 통과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는 중국은 대만해협이 중국 영해와 접속수역(영해 밖에 접속한 일정지역의 수역),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국제법상 항행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항행의 자유’ 기치를 내걸고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미국 등과 달리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대만해협 해상자위대 함정 통과를 이전까지 한 적이 없다. 동중국해에 배치된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이 태풍 등을 피하기 위해 이 해협 공해에서 대기한 적이 있지만, 해상자위대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이 유례가 없는 이런 조처를 취한 이유는 최근 중국군의 영공 침범 등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구축함 두 척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이 대만과 가까운 일본 섬들인 요나구니지마와 이리오모테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일본의 접속 수역(영해 밖에 접속한 일정지역의 수역)에 진입했다. 중국 해군 항모가 일본 접속수역을 지나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중국군 Y-9 정보수집기 한 대가 일본 서남부 나가사키현 단조군도 앞바다 영공을 2분간 침범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급발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이후 일어난 두 사건과 관련해 “중국 군용기의 영공 침범이나 중국 항공모함의 일본 접속수역 항행이 확인된 것은 모두 처음”이라며 “기시다 총리는 이대로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 중국군의 행동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상자위대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23일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합동훈련 중이던 두 나라 함정을 일본 홋카이도 인근 소야해협을 항해했다. 또 이틀 뒤에는 중국군 미사일부대 ‘로켓군’이 훈련용 모의탄두를 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태평양 공해상으로 발사하는 일도 있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지 않아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경계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겸 일본 정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 주변에서 중국군의 군사활동이 자주 확인되고 것과 관련해 “일본 주변 해역에서 단기간에 잇따라 사건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도 “중국군의 동향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계속해 경계 감시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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