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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김 가루 치우게 했다가'…학부모 앞에서 무릎 꿇고 해고 당한 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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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인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교실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치우게 했다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부당해고까지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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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교실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치우게 했다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부당해고까지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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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 '유치원 원장·원감의 갑질과 괴롭힘으로 쓰러져 가는 교사를 구제해 달라'는 제목의 국민동의 청원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진상 조사에 나섰다.

해당 청원은 한 유치원 교사의 어머니가 올린 것이었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청원인은 "사회 초년생인 딸이 유치원 원장과 원감에게 협박당하고 억울하게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뒤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지난 6일 인천 모 사립 유치원에 근무하는 A교사가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물티슈로 청소하게 한 과정이 '대변을 치우게 했다'는 내용으로 와전되면서 시작됐다.

청원인에 따르면 당일 오후 7시쯤 한 학부모가 자녀로부터 '유치원에서 대변을 치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치원을 찾아 와 아동학대 신고를 하겠다며 폐쇄회로(CC)TV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영상에는 아이들이 김 가루를 청소하는 장면만이 담겨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 원생이 바지에 실수해 냄새가 퍼졌을 뿐 교실이나 복도에 용변이 묻지는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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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교실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치우게 했다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부당해고까지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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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A교사는 유아의 기본 생활 습관과 발달 과정을 위해 식사 후 정리 시간을 가졌고 용변을 치우게 한 게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원장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무조건 죄송하다고 할 것을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장과 원감은 A교사의 말을 무시한 채 '경찰 조사가 오면 절대 안 된다. 학부모가 아동학대라면 아동학대다.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이야기했다. 학부모가 조폭같이 생겼다며 공포심을 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A교사는 죄 없이 학부모 16~18명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됐다고 밝힌 청원인은 "원장은 이들 앞에서 'A교사가 해임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며 부당해고까지 당했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원장과 원감은 압박과 협박으로 교사가 겁먹은 상태를 이용해 아무 말도 못 하게 했고 강압적으로 사직서를 작성하게 하며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했다"고 밝히면서, A교사는 현재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대인기피증 등을 겪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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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교실 바닥에 떨어진 김 가루를 치우게 했다가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부당해고까지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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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사안을 접수하고 해당 유치원에 대해 감사 절차에 착수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을 대상으로 처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는지 현장 점검을 나갔고 감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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