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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운동권 스타서 동갑 이재명의 ‘호위무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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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친명 핵심 떠오른 김민석의 변신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여권은 물론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거나 민주당과 각을 세우는 범야권 진영을 향해 연일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10·16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에 후보를 낸 조국혁신당을 향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하는가 하면, 친(親)이낙연계가 중심이 된 새미래민주당을 향해선 “이낙연 잔당들은 정계 은퇴를 하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이 같은 야권을 향해 전방위 공세에 나서자 조국혁신당과 새미래민주당은 23일 “비방이 과하다” “이재명의 사냥개”라며 맞받고 나왔다. 야권 일각에선 “‘386 운동권 기대주’였던 김민석이 ‘이재명의 호위 무사’로 변신했다”는 말이 나왔다.

최근 야권 세력 간에 벌어지는 신경전은 김 최고위원이 불을 댕겼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조국 대표 등이 지난 19일 전남 지역 기초단체장 재선거 지원 유세를 가느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 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전남 곡성·영광군수 선거에서 민주당과 경쟁하기 위해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표결에 불참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는 새미래민주당을 향해서도 “어설픈 제3세력론으로 망한 후에 갑자기 민주당 이름을 무단 차용해 우회 복귀를 꿈꾸면서 검찰의 나팔을 불어대는 모습은 역겹다”고 했다.

그러자 조국혁신당과 새미래민주당은 김 최고위원의 과거를 꺼내며 역공에 나섰다. 조국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비방하는 분이 있는데,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의 ‘화려했던 정치 이력’에 대해선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고 우회적으로 그의 과거를 겨냥했다.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도 페이스북에 “김 최고위원이야말로 가짜 민주당의 주인공”이라며 “최고위원 당선권에 간당간당하던 본인을 이 대표가 애완견처럼 곁에 둬 수석 최고위원까지 올려놨으니, 사냥개로 보은하려는 심정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양인성


김 최고위원은 서울대(사회학과 82학번)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의장을 지낸 운동권 기대주였다. 20대 때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 등으로 3년간 옥살이를 했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 전략에 따라 28세 나이로 국회의원 공천을 받아 ‘386세대 1호’로 정치에 입문했다. 15대(32세)·16대(36세) 총선에서 최연소로 당선됐고, 민주당의 첫 총재 비서실장을 맡는 등 ‘DJ의 황태자’로 불렸다. 2002년 지방선거에선 38세 나이로 집권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경쟁했다. 이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패했지만 방송 토론에 능한 그를 정치권은 주목했다.

앞날이 창창해 보이던 김 최고위원에게 2002년 대선은 정치적 기로가 됐다. 김 최고위원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 캠프로 옮겼다. 이후 민주당으로 복당하기까지 한동안 ‘김민새(철새 정치인)’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김 최고위원은 18대 총선 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한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되기도 했다. 피선거권을 회복하고도 과거 탈당 이력으로 민주당의 친노·친문 주류들의 견제를 받으면서 21대 총선에 당선될 때까지 18년을 야인으로 지냈다.

그런 김 최고위원이 22대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의 측근 최고위원으로 변신하며 신(新)친명계 핵심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으로 불리며 현 정부의 계엄 준비설을 제기하고 금융투자소득세 논쟁 등 현안 대부분에 관여하는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와 1964년생 동갑내기다. 친명계에선 오랜 정치 경력에도 계파와는 거리가 있었던 김 최고위원을 이 대표가 차기 대선 가도에 놓인 장애물에서 자기를 보호해 줄 호위 무사로 선택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한 친명 의원은 “김 최고위원이 2002년 대선 이후 정치적 시련을 겪고 부패 혐의에 연루돼 권력 핵심에서 멀어졌던 경험이 이 대표에 대한 로열티로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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