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이상 상장사 이미 지속가능보고서 제출
"지속가능성 공시 대응할 역량, 충분히 갖춰"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 기후환경 NGO 및 민간 싱크탱크 등이 금융위원회의 기후공시 2026년 의무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사진=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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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의무화할 예정이었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정보 공시' 의무화 일정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2026년(2025년 회계연도)부터 공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속가능성 공시제도 작업을 이끄는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의무화할 예정이었던 지속가능성 공시를 지난해 10월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언제부터 공시를 의무화하는지 시점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기후행동의원 모임인 비상과 경제개혁연구소, 그린피스, 녹색전환연구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속가능성 공시를 2026년에는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럽연합과 미국은 별도의 공시기준을 수립했고 주요 20여개 국가도 2025년~2027년내 의무화 시행시기를 정한 상태"라며 "반면 국내 금융위는 로드맵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국제 자본시장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각국의 ESG공시 정책은 전 세계 투자자의 중대한 관심사"라며 "우리나라 재계의 주장대로 ESG 정보공개 의무화 시점을 미루고 공시 사항과 범위 등을 축소한다면, 결국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변호사는 "금융위는 2021년부터 ESG 금융제도 전반을 검토해 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했음에도 지금까지 첫 단추인 공시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다른 주요국에 비해 매우 후진적인 행태"라며 "비교적 늦은 2027년을 의무화 시기로 잡고있는 일본도 이미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업들이 기후공시를 준비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반박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국내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왔고 올해 4월 기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90%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의무공시에 대응할 역량도 갖추고 있는 만큼 조속히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스코프3(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사슬 내에서 발생한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통합한 것)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 역시 의무공시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는 기업 배출량의 평균 4분의3 이상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양적으로 중대하며, 주요국도 스코프3 공시를 의무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19일 금융위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기업간담회에서 기업들은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도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아직 없고, 주요국 중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스코프3 공시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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