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로드리고(21)가 지난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할 수 있는 만큼 크게 소리 질러봐!” 미국 제트(Z) 세대의 아이콘 올리비아 로드리고(21)가 지난 20일 저녁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 무대에 올라 외쳤다. 두 번째 정규앨범 ‘것츠’(GUTS)의 수록곡 ‘배드 아이디어 라이트?’(Bad Idea Right?)를 부르며 등장한 로드리고는 ‘ㄷ’자 형태의 무대를 뛰어다니며 첫 곡부터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반짝이는 은색 투피스를 입은 채 헤드뱅잉을 하자 하이틴 스타의 이미지를 넘어 록스타로서의 면모까지 풍겼다. “소리 지르고 점프하며” 공연을 즐겨달라는 로드리고의 요청에 화답하듯 관객들은 목청껏 함성을 내질렀다. 첫 곡부터 기립한 관객들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지 않고 ‘떼창’을 이어갔다.
지난 20∼2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로드리고의 첫 내한공연 ‘올리비아 로드리고 것츠 월드 투어’(Olivia Rodrigo: GUTS World Tour)는 이틀간 총 1만500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로드리고는 10대에 디즈니채널의 ‘하이스쿨 뮤지컬’ 시리즈 등에 출연하면서 배우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21년 데뷔 싱글 ‘드라이버 라이센스’(Drivers License)가 발표 첫 주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라 8주 연속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가수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데자부’(Deja Vu) 등 후속곡도 히트를 치며 2022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신인’,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등을 수상했다. 작사, 작곡 실력과 가창력, 퍼포먼스 능력 등을 두루 갖춰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지난 20일 내한 공연에서 초승달 모양의 무대 장치에 앉아 관객들을 바라보며 노래하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로드리고는 첫 곡 ‘배드 아이디어 라이트’부터 앵콜곡 ‘굿 포 유’(Good 4 You), ‘겟 힘 백!’(Get Him Back!)까지 총 23곡을 선보였다. 어쿠스틱하고 잔잔한 무대부터 로드리고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로큰롤 무대, 댄스팀과 호흡을 맞춘 무대까지 다채로운 공연 연출이 돋보였다. 특히 ‘로지컬’(Logical)과 ‘이너프 포 유’(Enough For You)를 부를 때는 객석 위로 별과 초승달 모양의 무대 장치에 앉아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열창했고 어두운 공연장이 낭만적인 밤하늘처럼 변했다. 기획사 본부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 별과 달 세트는 747 항공기 1대 물량인 항공 팔레트 38개, 무게 약 100톤에 달하는 장비를 공수해 꾸며졌다. ‘프리티 이즌트 프리티’(Pretty isn’t Pretty)와 ‘러브 이즈 임배러싱’(love is embarrassing)을 부를 때는 8명의 댄서팀과 발차기 등 힘 있는 군무로 무대를 누볐다.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지난 20일 내한공연에서 안무팀과 춤을 추며 노래하고 있다. 본부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내한공연의 주요 관객이 20대 여성인 것에서 나타나듯이 로드리고는 제트 세대 여성들이 열광하는 가수다. 전 남자친구를 저격하는 직설적인 가사를 쓰는 등 1020 여성들이 연애하고 성장하며 겪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공감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서 로드리고는 ‘틴에이지 드림’(Teenage Dream)을 부르기 전 자신의 10대 시절 자신을 이야기하며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그는 “10대 시절의 나는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려워 생일 파티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감정적인 아이였지만 지금은 성장하는 것이 기대된다”며 “18살 소녀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마법 같은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 수익금의 일부는 한국여성재단(KWF)에 기부된다.
로드리고는 공연 중간중간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나라에 살고 있다”며 “(한국에 와서) 김치도 많이 먹고 어젠 ‘올리브영’에서 엄청 많이 샀다. 한국어도 배웠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