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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일본 망연자실…노토지진 상처 위에 50년 만의 기록적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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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일 일본 이시카와현 스즈시에서 폭우로 인해 무너진 도로에 자동차가 갇혀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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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망·실종자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첫날 규모 7.6 강진으로 지금까지 피해 회복에 전력을 다해온 지역 주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은 22일 이시카와현 노토지역 북부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는 지난 19일부터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다. 21일 오전 8시부터 22일까지 24시간 동안 내린 비가 와지마시에 412㎜, 스즈시에 305㎜에 이른다. 신문은 “두 지역에 내린 비가 1976년 이후 관측 사상 최대 강우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이시카와현 와지마, 스즈, 노토 등 3개 지역에 발효됐던 호우 특별경보는 일단 호우경보로 한 단계 낮아졌지만,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시간당 40㎜에 이르는 비가 퍼붓고 있다.



이시카와현은 스즈시와 와지마시 등 7개 지역 5만8489세대, 13만1432명 주민에게 피난 지시를 내린 상태다. 하지만 사카구치 시게루 와지마 시장은 이시카와현 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몬젠마치를 제외하고는 모든 마을이 고립 상태”라고 보고했다. 전날 저녁까지 집계된 피해 현황에 따르면, 16개 하천이 범람해 곳곳에서 침수와 범람이 일어나고 있다. 650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했고, 물이 나오지 않는 곳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고속철 신칸센의 상하행 운행도 중단되고 있다.



각종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시카와현 등에 따르면, 스즈시 와카야먀초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70대 남성이 숨졌다. 와지마시와 스즈시, 노토마치에서 각각 지역 주민 한명씩이 강물에 휩쓸린 뒤 행방불명 상태다. 와지마소방서는 주택 4채가 강물에 떠내려가면서 주민 4명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와지마시 국도에서 지난 1월 노토지진 당시 피해 복구 공사를 하던 노동자 3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은 이날 오전 200여명 인력을 투입해 수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와지마에서는 토사 붕괴로 주택이 무너지면서 잔해에 깔렸던 82살 노인이 구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일본 민영방송 티비에스(TBS)는 이번 폭우로 사망자가 1명 확인됐고, 10명이 행방불명됐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와지마 지역 자택에서 인근 병원으로 피신했던 70대 주민은 산케이신문에 “짐을 싸서 서둘러 집을 나섰지만, 대피 도중 물이 무릎 위까지 차올라 비에 떠내려갈까봐 불안했다”며 “이런 비는 처음이라 무서웠다”고 말했다. 60대 또다른 주민은 지난 1월 노토지진 당시 집이 반파돼 가설주택에 산 지 보름여만에 이번엔 폭우 피해를 당하게 됐다. 그는 “어제 쓰나미 같은 빗물이 (집으로) 쏟아져 들어와 베란다처럼 쓰는 받침대가 떠내려갔다”며 “밖에 나갔다가 거센 물살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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