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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이나은 '멤버 왕따 의혹'도 파묘…쏟아지는 '무결론'에 대중 한숨만 깊어진다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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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나은(왼쪽), 유튜버 곽튜브. (사진제공=나무엑터스, 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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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튜버 곽튜브의 영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16일 곽튜브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나의 첫 이탈리아에서 보낸 로맨틱 일주일 - 이탈리아'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영상에는 곽튜브가 그룹 에이프릴 출신 배우 이나은과 함께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 모습이 담겼는데요. 네티즌들이 놀란 건 이들의 친분 때문이 아닙니다. 이들이 각자 지니고 있는 서사(?) 때문이었죠.

곽튜브는 학창 시절 겪은 학교폭력(학폭) 피해를 고백하면서 주목받았습니다. 여러 예능에도 출연해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며 공감을 샀고, 특히 친구 문제로 가장 고민이 많을 청소년에겐 위로와 응원을 줬죠.

이나은은 에이프릴 활동 당시 학폭 가해 및 멤버 괴롭힘 의혹을 받았습니다. 학폭의 경우 결국 허위 사실로 밝혀졌지만, 멤버 괴롭힘 의혹은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팽배하죠.

문제가 된 영상에서 곽튜브는 이나은에게 "학폭 이야기만 나오면 예민했다. 가해자라고 해서 널 차단했는데 아니라는 기사를 보고 풀었다. 오해받는 사람한테 피해 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는데요. 이나은은 "진짜 나를 오해하고 차단했다는 게, 그런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게 속상했고 슬펐다"고 답했고, 곽튜브는 "내가 피해자로서 많은 이야길 했는데, 정작 오해받는 사람한테도 피해를 주는 것 같아 그렇더라"고 화답했습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논란이 있는 출연자와 함께 여행을 떠난 연출이 경솔했다'는 지적은 물론, '그를 두둔하고 이미지 세탁까지 도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곽튜브는 두 차례 사과를 전했지만, 여론은 아직 싸늘합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 연예계에 잇따르는 학폭 진실공방의 맹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연예인에 대한 학폭 폭로는 쏟아지지만, '사실이다, 아니다' 여부조차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경우는 몇 안 되는 게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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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채널 '곽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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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은, 학폭 의혹은 벗었지만…해소 못 한 '멤버 괴롭힘 의혹'


곽튜브는 지난해 1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진 학폭 피해를 고백한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가해자가) 심지어 컴퍼스로 제 등을 막 찔렀다. 제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며 웃더라"며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자 (집에서) 멀리 떨어진 실업계 고교로 진학했지만, 결국 (중학교 때 왕따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곽튜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고백하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습니다. MC 유재석은 아무 말 없이 그의 어깨를 다독였죠. 곽튜브는 "학폭 피해자들은 (학폭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곤 한다. 하지만 절대 본인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건네기도 했는데요. 방송 후 온라인상에는 곽튜브에 대한 위로와 응원 글이 쏟아졌습니다. 유튜브 구독자 수도 급격히 증가했죠.

사실 곽튜브 팬들에게 학폭 피해 고백이 놀라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앞서 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학폭 피해 사실을 털어놨기 때문입니다.

구독자 수가 5만 명이던 2020년 6월, 곽튜브는 '고등학교 자퇴생의 짧은 인생 이야기'라는 제목의 10분짜리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에는 그가 홀로 벤치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자신의 아픈 기억을 조심스럽게 전하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학폭 피해로 인해 고등학교 자퇴와 가출을 결단하는가 하면,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던 날을 회상했죠.

방 밖을 나오지 않던 곽튜브는 친구들이 수능을 준비하는 걸 보고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데요. 그는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두 차례 수능 도전 끝에 러시아언어통상학과에 진학했습니다. 이후 러시아 이르쿠츠크대학교로 유학을 가는가 하면 현지 기업에 입사해 영업사원으로 일했는데요. 아제르바이잔 한국 대사관에도 합격해 부모님과 함께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1년간 직장 생활과 유튜브를 병행하던 그는 2019년 말 사직서를 내고 오랜 꿈이었던 '세계 여행'을 떠났습니다. 에티오피아, 카자흐스탄, 수리남 등 다소 생소한 나라를 돌아다니며 특유의 친화력, 엉뚱한 매력을 자랑했죠.

곽튜브는 인기를 끌며 웹예능·공중파 예능 고정 출연 자리까지 꿰찼습니다. 아픈 상처를 딛고 가장 핫한 여행 유튜버로 거듭났다는 사실은 감격스러운 서사가 됐는데요. 17일 기준 곽튜브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11만 명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그런 곽튜브의 구독자 수에 변화가 체감됩니다. 이나은과의 이탈리아 여행 영상이 게재된 후 이틀 만에 구독자 수가 2만 명가량 감소한 겁니다.

이나은은 2020년 7월 한 네티즌이 올린 폭로 글로 학폭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이나은 소속사였던 DSP미디어는 "당사는 커뮤니티에 게재된 글을 인지한 시점부터 아티스트 본인뿐 아니라 주변 지인을 통해 면밀한 확인 과정을 거쳤으며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번 건과 관련해 당사는 글 게재 시점 이후부터 모든 자료를 수집해 왔으며, 법무법인을 선임해 강경하게 법적 대응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는데요. 폭로자는 하루 만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해 "(이나은에 대한) 초등학교 시절 학폭과 관련한 모든 내용은 거짓"이라며 "루머 글 작성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나은을 포함해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학폭 의혹은 결국 허위사실로 밝혀졌지만, 멤버 괴롭힘 의혹 꼬리표에선 자유롭지 않은 듯합니다. 이나은은 에이프릴 활동 시절 같은 팀 멤버였던 이현주를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는데요. 이 의혹은 2021년 이현주 친동생의 폭로로 불거졌죠. 이나은을 비롯한 멤버들과 소속사가 이현주, 이현주의 친동생과 동창 등을 총 7차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혐의없음' 의견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나은이 멤버 괴롭힘 의혹을 완벽히 씻어낼 '카드' 획득에 실패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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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세하(왼쪽), 전종서. (사진제공=후너스엔터테인먼트, 앤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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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학폭 의혹이 찜찜한 이유…공방에도 진실 가리기 어려워


이나은의 과거 의혹이 '파묘'되면서 대중은 수많은 연예계 학폭 의혹을 다시금 떠올리고 있습니다.

당장 최근엔 중학교 재학 당시 배우 안세하에게 학폭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안세하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A 씨는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안세하의 학폭 및 악질 행태를 고발한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는데요. A 씨는 안세하를 두고 "당시 동급생에 비해 덩치가 아주 큰 일진이었고 그중에서도 학교의 일진 '짱'이었다"며 "안세하 무리는 저를 급탕실로 데리고 들어갔고 안세하는 큰 유리 조각을 집어 들고 저의 배를 콕콕 찌르며 위협하고 일진무리 한 놈과 원하지 않는 싸움을 하라고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안세하 무리 중 한 명과 원치 않은 싸움을 연속적으로 해야 했다고 했는데요. "급탕실에서의 괴롭힘이 진행됐고 안세하와 일진들의 구경거리가 됐다"며 "저는 그 싸움에서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제가 유리하거나 때리려고 하면 안세하와 일진들이 뜯어말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죠.

안세하 소속사 후너스엔터테인먼트는 펄쩍 뛰었습니다. 소속사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해당 폭로에는 모순이 몇 있고 이와 같은 허위사실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현직 교사라는 다른 네티즌이 "A 씨의 글은 모두 사실"이라며 법정 공방을 벌인다면 A 씨 편에서 증언을 해주겠다고 나서면서 진실공방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에 앞서 전종서도 학폭 의혹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4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전종서가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는데요. 소속사 앤드마크는 "당사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확인한 즉시 배우 본인과 주변 지인들을 통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체크했고, 해당 글에서 주장하는 바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배우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못박았죠.

당사자인 전종서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황후' 제작발표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며 "그게 사실이라면 제가 대중 앞에서 작품을 내고 이 자리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그런 일에 휘말려서 정말 유감이고, 그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분들에게는 좋은 작품을 통해 회복할 수 있도록 전념하겠다. 이 부분은 잘 정리가 될 수 있도록 저와 회사가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죠.

다만 법적 대응을 예고한 지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사안에 대한 추가 입장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중의 의구심도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모습이죠.

사실 학폭은 법정 공방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사실 여부를 가리기 쉽지 않습니다. 증거 불충분 등에 의한 '무혐의' 종결 가능성도 크죠. 명확한 결론 없이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숱하기에, 연예계에선 학폭 논란을 강력 부인하며 진실게임을 이어가는 게 일종의 관습으로 굳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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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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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관계자들은 '발 동동'…하차도, 기용도 어렵다


사실을 따지기 어렵다 보니 악의적인 '거짓 폭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그룹 이달의 소녀 출신 가수 인데요. 2021년 2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츄가 중학생 시절 친구들 사이를 이간질해 왕따를 유도하거나 욕설, 협박을 했다'는 취지의 폭로 글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말도 안 된다'는 츄의 동창, 지인, 스태프들의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소속사도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이에 최초 폭로자, 추가 폭로자 모두 글을 삭제했고, 최초 폭로자는 반성문과 함께 자신이 폭로한 내용이 허위 사실임을 인정하면서 논란이 종결됐습니다.

7월에는 그룹 블랙식스 멤버 김현재가 학폭 허위 폭로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승소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현재는 지난해 방송된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피크타임'에서 팀 24시 멤버로 활약했지만, 방송 도중 그로부터 학폭 피해를 입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는데요. 다만 하차 이유에 대해서는 '프로그램과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며 학폭 의혹은 적극 부인,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어 김현재는 폭로자와 그의 어머니를 상대로 5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해당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학폭 주장이 처음으로 제기된 후 1년 4개월 만의 결론이었죠.

이 밖에도 코미디언 홍현희, 배우 최예빈 등이 허위 폭로에 몸살을 앓은 바 있습니다.

학폭을 대하는 대중의 심리적 반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의 괴롭힘 사례는 지능적으로 발달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이 상상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학폭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데 따른 건데요. 국민의 법감정을 사법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대중의 분노는 더 확산했죠.

잇따르는 학폭 논란에 연예계 관계자들은 난감한 입장입니다. 일방적인 폭로 글로 활동 중인 아이돌 가수를 그룹에서 탈퇴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촬영 전 논란이 터지면 '오히려 다행'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이미 촬영을 마친 후 논란이 불거지면 후속 작업을 통해 분량을 덜어내거나 작품 공개일을 늦추곤 하죠.

이에 소속사나 제작사, 방송사는 연예인들의 학폭 논란을 예방하기 위해 계약서에 학폭 관련 조항을 추가하는 등 사전 검증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계는 뚜렷합니다. 사법기관에서 유무죄 판단이 내려지는 형사 사건과 달리 학폭 문제는 사실 판단을 비롯해 소속사의 관리 및 감독 책임을 다투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한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신인의 경우 발굴 과정에서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를 확인하는 등 평판 조회를 거친다. 통상 연습생 교육 과정에서도 다각적인 검증이 이어지지만, 모든 사안을 검증할 순 없다"며 "학폭 폭로는 특히 사실 판단이 어려운 사안이다. 일방적인 주장으로 그룹 탈퇴나 작품 하차, 계약 해지 등 대응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투데이/장유진 기자 (yxx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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