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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17년 전 학폭 가해자가 경찰돼 청첩장 보내”…경찰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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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가 경찰관이 되어 청첩장을 보내왔다는 폭로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갈무리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가 경찰관이 되어 청첩장을 보내왔다는 폭로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스앤에스)를 타고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학폭 가해자에게 청첩장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ㄱ씨는 “17년 전 강원도 강릉에서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교 폭력을 가했던 가해자로부터 결혼식 청첩장을 받았다”며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을 잊고 잘살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초대로 그 시절이 다시 떠오르며 매우 불쾌하고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가해자가 현직 경찰관이라는 사실에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이어 ㄱ씨는 경찰관이 된 동창 ㄴ씨가 2006~2007년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까지 2년 동안 매점 심부름(일명 빵셔틀)을 시키고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얼굴을 밟는 등 신체적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바닥에 떨어져 있는 메뚜기 사체를 먹게 하거나 밤마다 요금을 ㄱ씨가 부담하도록 전화를 걸게 한 뒤 끊지 못하게 하는 등의 괴롭힘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ㄱ씨는 ㄴ씨의 학교 폭력 탓에 극단적 선택까지 고려했었다는 주장도 했다.



ㄱ씨는 “뭔가 충격을 주지 않으면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랬던 것처럼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식의 폭력을 행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경찰 직위로 미래에 어떤 괴물이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청첩장에 적힌 신부 연락처로 이 사실을 알렸는데 ㄴ씨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폭로 글이 올라온 뒤 ㄴ씨가 소속된 강원경찰청 게시판 등에는 ‘피해자의 주장에 신빙성 있는 반박 또는 진실성 있는 사과를 해 용서받기 전까진 당신이 경찰이란 직업을 가져도 되는지 의심스럽다’ 등과 같이 ㄴ씨를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폭로와 관련해 한겨레는 ㄴ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피해를 호소한 글쓴이를 만나 17년 전 당시 상황과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글쓴이로부터 내용을 확인한 뒤 가해자로 지목된 경찰관의 입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징계 등은 두 사람 얘기를 듣고 난 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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