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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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호출기(삐삐) 동시 다발 폭발에 이어 워키토키 폭발로 레바논 전역에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450명 이상이 부상을 입으면서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사전 인지설에 선을 그었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이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18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제와 오늘(삐삐와 워키토키 공격)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공격 개시 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대화를 나눴다는 보도에 대해선 “자세한 문의는 국방부에 하라”며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그 사건들이 다가온다’는 사전 인식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이 공격배후’라는 점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관련 질문에 “공유할 정보가 없다”며 답을 피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널리 보도됐는데, 왜 이를 언급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엔 “더 이상 언급할 것이 없다. 오늘은 그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번 공격의 정당성과 관련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이러한 공격 방식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전쟁 방식인가’, ‘국가가 벌인 일이라면 정당한 행동으로 볼 수 있느냐’ 등의 질문에 커비 보좌관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추측하거나 논의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스라엘의 국제법 준수 여부에 대해선 “이스라엘이 자위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를 어떻게 행사하느냐가 우리에게 중요하며 우리는 이스라엘과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적절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번 공격의 배후가 이스라엘이라는 뜻이냐’고 묻자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커비 보좌관은 확전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쟁이 끝나길 원한다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우리가 해온 모든 조치는 갈등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외교적 경로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고, 휴전이나 인질 석방 협상도 진전이 더디다. 하지만 여전히 (외교가) 최선의 결과라고 믿고 있으며, 그 목표를 계속 추구할 것이다. 집요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인 대피계획 준비 여부에 대해선 “실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일(현지시각) 긴급회의를 소집해 레바논 통신기기 폭발 사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회의는 아랍권을 대표하는 안보리 회원국인 알제리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사건 발생 뒤 헤즈볼라와 레바논 정부, 이란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했으나,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유엔 인권 최고대표 폴커 튀르크는 17일(현지시각) 이번 사건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며 국제사회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튀르크 대표는 성명을 통해 “민간인 피해를 발생시킨 이번 폭발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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