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각) 연준은 기준금리를 4.75~5.00%로 50bp(1bp=0.01%)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첫 인하 결정으로, 연준은 빅컷 결정이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 아니라 강력한 고용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금리 인하는 경기 및 투자 개선 등으로 이어져 임기 중 경제 성장을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현 행정부에는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예상보다 큰 폭의 인하가 심각한 경제 상황의 반증이라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경우에는 현 행정부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ABC뉴스 대선 후보 토론에 임하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우)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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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컷에 美 대선 후보들 '상반된 표정'
빅컷 결정이 발표되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는 맨해튼의 한 바에서 열린 유세 도중 연준 금리 결정을 지적하면서 "그만큼의 폭으로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고 가정할 때 경제가 매우 나쁘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경제가 매우 나쁘거나, 아니면 정치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인데, 어찌 되었든 큰 폭의 인하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환영할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해리스는 성명을 통해 연준의 빅컷이 "고물가로 타격을 입은 미국인들이 환영할 만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중산층과 노동 가정에게 여전히 물가가 너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최우선 과제는 의료, 주택, 식료품 등 일상 필수품의 비용을 낮추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인하 조치를 환영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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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판단 없었다는 파월, 비난 불가피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서 11월 5일로 예정된 대선을 불과 48일 앞두고 빅컷을 단행한 이유와 관련해 연준의 정책 결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 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연준은 소비자 이익을 중심으로 결정한 것이며 "다른 변수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대선 직전에 나온 큰 폭의 금리 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연준이 해리스 후보를 도우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25bp 내렸더라면 민주당으로부터 파월이 트럼프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비난을 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오랜 기간 정치적 소음은 무시하겠다는 소신을 밝혀 왔지만 앞으로 몇 주 간은 정치적 소음을 차단할 헤드폰이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논란이 고조될 것임을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즉각 반발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재집권 시 재무장관에 오를 수도 있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은 연준이 "대선 정치에 관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폴슨은 성명을 통해 "전통적으로 연준은 선거에 가까운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고, 2008년 금융 위기 직후가 유일한 사례였다"면서 "당시에는 극단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준은 정치적 고려 없이 행동한다고 주장하지만, 오늘 빅컷의 타이밍은 이를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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