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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6만 전자’ 삼성, 목표 주가 반절 깎인 하이닉스…“반도체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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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걸린 회사 깃발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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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 사이 한국 주식시장을 파랗게 질리게 만든 중심에 삼성전자가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이 마치 주가에 거품이 잔뜩 낀 벤처기업처럼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매에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끌어내려





코스피지수와 삼성전자가 나란히 올해 들어 연중 최고치(장중)를 기록한 7월11일 이후 9월13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8만7600원에서 6만4400원으로 26.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10.9%)의 갑절을 넘는다.



지수 하락에 삼성전자가 끼친 영향은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38조5천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감소분(262조3천억원)의 52.8%를 차지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삼성전자 매도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9월13일까지 누적 7조160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들의 순매도 규모는 2조720억원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추석 연휴 전날인 13일 하루에만 784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9월3일 이후 9거래일 동안 4조716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투매에 가까운 움직임이다.



반도체 부문 실적이 호전돼, 2분기 영업이익(잠정치)이 10조4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1452.2%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것이란 전망이 최근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사들, 목표주가 줄하향…뒷북 논란도





삼성전자 주가가 9월5일 종가 6만9천으로 6만원대까지 내려온 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낮춰잡은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았다. 11개 증권사 가운데 9곳이 7∼8월 사이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하향 수정했다. 목표가격 평균치는 11만2455원에서 9만7909원으로 12.9% 내려왔다. 가장 많은 5개 증권사가 10만원을 새 목표가로 제시했다. ‘6만 전자’가 현실화된 뒤 나온 이 같은 증권사 분석 보고서에 대해 ‘뒷북’이라는 투자자들의 불만의 소리도 높다. 증권사들은 목표가격을 낮추기는 했지만, 주가가 이미 ‘과매도’ 국면에 있다며 대부분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비엔케이(BNK)투자증권은 10만2천원(7월5일)에서 크게 낮춘 8만1000원으로 가장 낮은 목표가격을 제시했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과 함께 “미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중국 수출 제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중국 고객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에는 불리할 전망”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모건스탠리, “겨울이 온다”…하이닉스 목표 주가 대폭 깎아





이런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에스케이(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한번에 54%를 깎았다. ‘겨울이 다가온다’란 제목의 보고서에서였다.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축소(underweight)로 바꿨다. 최근 하이닉스 주가는 16만원대다.



모건스탠리는 하향조정의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들었다. 최근의 호황은 메모리 업계가 인공지능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자 일반 디램 공급이 부족해지며 가격이 치솟은 덕인데, 결국 전통 아이티(IT) 수요의 뒷받침 없이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인공지능 서버 외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PC) 같은 아이티 경기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여건은 악화하기 시작했다”며 “사이클 후반기를 지나면서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내기가 점차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드는 시점으로는 내년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세가 올해 4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메모리 업계의 디램 가격 결정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낸드 과잉공급도 심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열풍의 중심에 있는 고대역폭메모리도 내년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을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가 최근 본격적으로 생산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한 데다,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 지출도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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