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 메세에서 구글 로고가 새겨진 표지판 앞에서 노트북 컴퓨터로 작업 중인 사람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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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유럽연합(EU)의 과징금 부과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에이피(AP) 통신과 비비시는 18일(현지시각) 구글이 5년 전 온라인 광고 사업 부문 관련해 부과됐던 14억9천만유로(약 2조2천억원)의 유럽연합 반독점 벌금에 대한 법원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 일반법원은 유럽위원회가 지난 2019년 부과한 벌금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위원회가 벌금 부과 당시 평가한 조항에 대해 “오류가 있었다”며 구글 승소 판결을 했다. 유럽위원회는 2006년부터 2016년 사이 구글이 온라인 검색에서 경쟁사의 검색 광고 게재를 차단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판단하며 벌금을 부과했다. 경쟁 광고주를 차단하는 구글의 행위로 광고주와 웹사이트 소유자의 선택권이 줄어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이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으나, 법원은 위원회가 구글의 계약이 혁신을 저해하거나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온라인 검색 광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직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심판 대상이 된 광고는 제3의 웹사이트에서 구글 검색 결과 옆에 공개되는 광고였다.
이번에 취소된 벌금 처분은, 지난 10년 동안 구글에 부과된 반독점 벌금 중 하나로 빅테크 기업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는 시작점으로 꼽혀왔다. 승소 이후 구글 대변인은 “2016년 위원회 결정 이전에도 관련 조항을 삭제하기 위해 계약을 변경했다. 법원이 오류를 인정하고 벌금을 취소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시엔비시(CNBC)에 말했다. 위원회는 “판결을 신중하게 분석한 뒤 (항소 등) 다음 단계를 고려할 것”라고 밝혔다. 항소할 경우 유럽사법재판소에서 항소심이 이어진다.
구글의 반독점 논란은 이번 판결 외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 법원에서는 법무부와 구글이 온라인 광고 판매를 통제하는 기술에 대한 구글의 지배력인 불법적인 독점 행위인지를 두고 다투고 있다. 영국의 경쟁 규제 기관도 이달 초 구글이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자사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한다고 비난했다. 유럽연합의 반독점 집행기관은 지난해 자체 조사를 실시하며 회사를 분할하는 것이 구글 디지털 광고 사업의 독점 지위 우려를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10일 유럽연합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 부과된 경쟁 저해 부당행위 관련 과징금 24억유로(약 3조5616억원)을 유지한다고 선고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유럽사법재판소는 같은 날 애플이 기존에 아일랜드로부터 받은 조세혜택이 부당하다며 130억 유로(약 19조3천억원)의 체납세를 내야한다고 판결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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