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해외 최대의 '친환경차 생산기지'로 떠오른 체코공장 현장점검에 나선다. 이번 방문은 유럽 원전 세일즈 외교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동행하는 일정으로,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지에서 '국민 기업'으로 추앙받고 있다. 현대차는 체코공장을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2025년 500만대 누적 판매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체코공장은 유럽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지난 7월 기준 누적 45만8099대의 친환경차를 출고해 연내 50만대 판매를 달성할 전망이다. 체코공장은 지난 2008년 11월 체코 북동쪽 끝인 노소비체 지역에 30만대 규모로 지어져,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자동차 3대 시장인 유럽을 공략한다.
현대차는 2010년 후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급증하자 현지 수요를 적극 공략하기 위해 체코공장에서 친환경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2018년 유럽 시장(EU·EFTA) 내 친환경차 판매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한데 이어 2019년에는 149만6000여대로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풀라인업을 갖춘 만큼 유럽 시장 상황에 맞춰 체코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체코공장에서는 △코나 EV △투싼 HEV·PHEV 등 3개 친환경 차종이 생산된다. 친환경 모델 생산 첫해인 2020년부터 코나 EV와 투싼 HEV를, 2021년부터 투싼 PHEV를 생산했다. 3개 차종 라인업이 완성된 2021년 체코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8만6338대로, 2022년 11만8217대, 2023년 13만8849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체코공장의 친환경차 판매 연평균 성장률은 54.4%로, 같은 기간 체코 공장 전체 판매량의 연평균 증가 폭(11.4%) 보다 높다.
특히 체코공장은 친환경차 생산·판매 확대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에는 국내를 포함해 현대차 글로벌 8개 공장 중 최초로 체코공장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총 34만대의 판매량 가운데 친환경차(13만8849대) 비중이 41%에 달했다. 올해도(1~7월) 총 20만1028대의 판매량 가운데 친환경차 판매는 38%인 7만6980대를 기록해 글로벌 완성차 공장 가운데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가장 높다. 이는 국내 공장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30%)보다 높은 수준이다.
체코 공장이 친환경차 핵심 생산 기지로 자리 잡은 데에는 글로벌 베스트 셀링 모델 투싼 HEV가 효자 노릇을 했다. 투싼 HEV는 2020년 하반기부터 현지 생산돼 첫 해 9932대 판매를 기록한 뒤 꾸준히 올라 지난해에는 6만7262대 판매됐다. 올해(7월 기준) 투싼 HEV 누적 판매량은 21만7516대로, 체코공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친환경차 모델이다. 2021년 생산이 시작된 투싼 PHEV도 월 평균 2200여대가 팔려 올 7월까지 9만5706대를 기록했다. 체코 첫 친환경차 현지 생산 모델로 투입된 코나 EV 시리즈 역시 올해 14만4877대 판매됐다.
현대차그룹은 체코공장의 누적 출고 판매가 2025년 말 기준 500만대 '대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2008년은 유럽발 금융위기가 절정을 이룬 시기지만 2008년 11월 가동 이후 그해 1만대 출고를 돌파했고, 2009년 10만대, 2010년 20만대, 2012년 30만대 등 매년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올해 7월까지 체코공장의 누적 출고 판매는 457만5941대다.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8년까지 체코공장은 가동률 100% 이상을 기록했다.
체코공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투싼(HEV 등 친환경 모델 포함)으로, 유럽을 비롯해 중남미, 아중동 지역으로도 수출돼 262만6091대가 팔렸다. 이어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 인 i30은 생산 첫해부터 지난 7월까지 총 140만6690대가 판매됐다.
체코 공장의 선전은 현대차가 유럽 현지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유럽 현지 판매량은 53만4170대로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던 2008년(26만9931대)의 2배 수준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2008년 1.9%에서 지난해 4.1%로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한편, 현대차는 체코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유럽 중동부를 강타한 폭풍 '보리스'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 1000만 코루나(약 6억원)를 현지 비영리 단체 '피플 인 니드'에 기부하고, 구호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4륜구동 투싼 3대와 i30 2대 등 총 5대의 차량도 제공했다. 이와 별도로 기부 사이트를 통해 공장 직원들의 자발적인 모금 활동을 독려, 피해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20~2021년 현지에 코로나19 확산 당시 성금과 예방 물품을 기부하고, 2021년에는 체코 남 모라비아 지역에 허리케인 피해 구호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사회공헌, 고용창출, 생산성, 품질만족도 등에 꾸준히 노력한 결과 현대차는 2011년부터 체코 비영리 단체 '체코 국가 품질상 위원회'가 주관하는 '체코 국가 품질상' 산업 엑설런스 부문에서 2011~2023년 5회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에는 모라비아실레시아 주(州)의 주정부로부터 CSR 1위 기업(Governor’s Awards for CSR)에 선정됐다.
아주경제=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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