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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해봤다] "초대장 구해요"...동접자 13만명 밸브 '데드락'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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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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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락'은 유저가 캐릭터 21명 중 선호 인물을 선택하면 게임 매칭 시 상대방의 선택 등을 참고해 캐릭터를 최종 확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데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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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 FPS 게임이 나왔다. 그런데 반응이 심상찮다. 무려 밸브사가 만든 게임이기 때문이다. "밸브는 스팀 운영하는 곳 아니었어?"라고 묻는다면 그곳이 맞다. 그래서 게임도 스팀을 통해 '비밀리(?)'에 유통되고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 중인 그 게임 '데드락(Deadlock)'을 연휴 때 해봤다.

'데드락'이 뭔데

팀 슈팅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6대 6 대전을 지원한다. 영웅 21명 중 한 명을 골라 대전에 나서게 된다. 양 팀은 각 진영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여러 갈래로 나뉜 길을 따라 상대 진영으로 진격한다. 길 중간 지점 맞닥뜨리는 방어탑(가디언) 등을 파괴하면서다. 상대 팀도 같은 길을 따라오기 때문에 이 과정에 격전을 벌이게 된다. 진지를 점령(파괴)하는 방식으로 승패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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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락'은 우리 진영을 사수하며 상대 진영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최종 승리하는 팀 대전 슈팅 게임이다. 회피기, 이중 점프, 각종 고유 스킬 등 하이퍼 FPS 장르에 익숙한 요소를 모두 포함하며 게임만의 색채를 더하려 했다. /사진='데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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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B'라는 식으로 게임을 정의하긴 어렵다.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며 상대 진영 최심부에 있는 패트런을 파괴해야 승리한다. 그래서 혹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교한다. 장르적 특성상 '오버워치'를 떠올리기도 한다. 밸브사의 냄새가 묻어난다며 17년 전 이들이 개발한 '팀 포트리스2'를 언급하는 유저도 있다. 게임은 각각의 요소들이 융합된 묘한 재미를 선사한다.

어떻게 하는데

스팀에 있다. 하지만 있다고 모두가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발진이 초대장을 받은 이들에게만 플레이 권한을 부여 중이다. 초대장은 이미 초대를 받은 이들이 게임 내에서 친구에게 보낼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런 이유로 스팀 '데드락' 페이지 커뮤니티 허브 인기 글은 항상 초대와 관련된 글들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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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중 다행일까. 과정이 복잡하진 않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친구 초대' 항목이 화면 오른쪽 아래 뜬다. 그러니 상대와 스팀 친구로 등록돼 있고, 초대 의사만 전하면 된다. 단, 초대받는다고 곧바로 플레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개발진은 초대에 일반적으로 1~2일이 소요된다고 기재했다. 기자는 초대 후 자격을 얻기까지 약 3시간이 걸렸다.

플레이 이유는

호기심이 동했다. 밸브사가 개발 중이라는 배경 외에도 자격이 주어져야 할 수 있다는 폐쇄적 조건이 관심을 끌었다. 그러면서 동시접속자 수는 10만명 단위라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온다. 테스터 자격을 얻어야 할 수 있는 게임을 전 세계에서 10만명 넘게 플레이 중인데 기자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도발키'로 제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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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예정작인 '데드락'이 17일 오후 스팀 최다 플레이 게임 리스트 10위에 올라있다. /사진='데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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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게임은 개발 중이다.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도 아니고 매달 업데이트를 통해 크고 작은 내용이 변경되는 게임에 유저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떤 면에서 대중의 관심이 배타성에 기반을 둔 초대권 확보인지 혹은 게임 그 자체인지 모호한 부분이 있어 선발대의 역할을 추석에 자처했다.

플레이 소감은

FPS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하이퍼든 밀리터리든 큰 틀에서 조작법은 비슷하다. 적응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고, 상대적으로 일찍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를테면 튜토리얼이나 게임을 익히면서 일방적으로 당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영혼을 얻어 업그레이드하는 파트(무기·생명·마법)의 종류도 다양해 자신만의 빌드를 갖추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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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락'은 플레이 도중 얻은 영혼을 이용해 캐릭터의 각 파트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기본 빌드에 대한 안내를 제시해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세부적인 구성은 경험을 통해 익혀야 한다. 관전 모드를 활용하면 다른 유저 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데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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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발 중인 게임이라 개발진이 도달한 재미요소를 맛보기 쉽지 않다. 정석이라 부를 만한 공략법이나 캐릭터별 파훼법도 데이터가 부족하다. 육성법을 알아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하는 파트 구입 전 게임이 끝난다. 자동 매칭 방식으로 밸런스가 붕괴되면 '원사이드 게임(일방적인 게임)'이 된다. 한 판당 플레이 시간도 30분을 넘길 때가 빈번하다.

아쉬운 점은

'고인물(게임을 오래 해 실력이 무척 뛰어난 이들을 일컫는 용어)'의 존재다. 출시한 지 24시간 된 게임의 20시간 플레이 후기가 등록되는 곳이 스팀이다. '데드락'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전장을 누비는 유저들이 게임에 등장하면 실시간으로 균형이 무너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트롤(게임 플레이를 악의적으로 방해하는 유저)'의 경우도 같다. 정교한 매칭을 위한 시스템적 보완이 아직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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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락' 유저들은 캐릭터 21명을 겹치지 않게 최종 선택하게 된다. 선호 캐릭터 선택은 유저 몫이지만 최종 선택은 시스템이 한다. 인기 캐릭터의 경우 선택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팀 밸런스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팀원이 동시에 당하면 우리 진영까지 순식간에 밀리기도 한다. /사진='데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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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선택을 시스템에 맡겨야 하는 부분도 아쉽다. 현재는 선호 캐릭터들을 고르고 매칭에 돌입한다. 다른 유저와 선택이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가 확정되는 식이다. 팀이나 상대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어떤 캐릭터가 최종 선택될지 모르니 대전 시작 화면에서 의아할 때가 종종 생긴다. 출시 버전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종합하면

개발진은 '데드락은 개발 초기 단계로 임시 아트와 실험적인 게임플레이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공지했다. 유저 의견을 공개 수렴 중이다. 애정을 가진 FPS 마니아들에게 개발진 피드백은 귀하다. 캐릭터별 승률이나 회차별 누적 데미지 등 플레이 데이터도 보여준다. 부분적인 익숙함과 별개로 장르나 캐릭터가 신선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무료다. 한 번쯤 경험해보기 나쁘지 않다. '찍먹'은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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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락' 접속 시 처음으로 마주하는 화면(왼쪽)과 '데드락' 포럼에 공개된 업데이트 내역. /사진='데드락', '데드락'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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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외적 요소, 특히 낮은 접근성은 감수해야 한다. 폐쇄성과 개방성을 동시에 띠고 있는 유저 초대 시스템은 얕은 진입 장벽을 형성하는 동시에 마케팅적 요소로 작용해 게임을 10위권 내 스팀 인기 게임(동접자 기준)에 올려놓는 데 기여했다. 또 비 정보성 정보 페이지로 인해 스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사실상 없지만 플레이 자체의 직관성이 뛰어나 다양한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적응에 큰 문제가 없다. 여러모로 양면성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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