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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광주지역 학교 부적응 학생들 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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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란교실 폐지 이어 대안교육 용연학교도 존폐 논란

시교육청 "기능 재구조화"…교사노조 "사실상 폐교" 반발

연합뉴스

광주 용연학교
[광주 용연학교 홈페이지 캡쳐.재판매 및 DB금지]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학교 부적응 학생 지도를 위해 운영했던 광주 금란교실이 폐지된 데 이어 비슷한 기능을 수행해 온 대안 교육기관인 광주 용연학교까지 존폐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시교청이 용연학교를 둘로 나누거나 다른 기관과 통합하는 내용의 '재구조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용연학교는 물론 광주교사노조, 일선학교 교사들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본청사 이전 대책을 지난 7월 용연학교와 논의했다.

용연학교가 있는 곳에 시교육청이 본청사를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2028년을 목표로 광주 광산구 신창동 현 교육시민협치원 부지에 시교육청 청사를 신축하고 이전할 계획이다.

용연학교는 협치원 부지에 입주해 있어 이에 따라 이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용연학교 이주 부지로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고, 결국 용연학교를 2곳으로 나눠 운영하거나 일부 기능이 비슷한 기관을 통합하는 등 대안교육기관 '재구조화' 방안을 학교에 전달했다.

용연학교는 시교육청의 '재구조화' 방안을 사실상 폐교를 전제로 한 사업으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학교 교직원 15명도 전국 규모 노조에 가입해 대응에 나섰다.

광주교사노동조합도 지난달 말부터 용연학교 폐교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교사노조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 "광주교육청은 용연학교 폐교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신문 기고 등을 통해 '용연학교 폐교 뜻이 없다'며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며 "진정으로 폐교 의사가 없다면, 사과하고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일선학교들은 학교 부적응 학생 대상 재교육으로 순기능 역할을 했던 금란교실이 없어진 데 이어 용연학교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소식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

광주지역 한 교사는 "금란교실이 사라져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 대한 대응 환경이 너무 나빠져 학생이나 학교나 모두 매우 힘든 상태"라며 "용연학교마저 없어지거나 축소되면 광주는 사실상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 대한 재교육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걱정했다.

시교육청은 '용연학교 폐교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용연학교는 옮겨 갈 부지를 임대하거나 매입해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로선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최근 학교 부적응 학생의 80~90%가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보다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해 대안 교육 기능을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학교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연학교를 폐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없고 이름과 틀을 유지하되 기능을 다양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광주시교육청은 피해 학생 지원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9월 학교 부적응 학생 대응 기관인 금란학교를 폐지하고, 그 업무를 민간 기관 28곳에 위탁해 논란을 빚었다.

용연학교도 2008년 교사와 장학사 100여명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설립한 중학교 과정의 장기 위탁 대안교육 기관이다.

교사들은 사단법인 청소년교육원을 설립, 일반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학생들을 위한 상담과 체험 활동 위주의 교육을 펼쳐 1천900여명을 배출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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