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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마약 남일아니고 이웃일”울산, 사용량 ‘전국 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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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퇴치운동본부 센터장 “재활지원 인프라 구축 필요”

전문가들 “예방 1달러와 재활 14달러 같은 효과”

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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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20년 넘게 중독 임상에 일하던 저조차도 마약 하는 사람이라 하면 조폭, 깡패 같은 억센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곤 했는데, 마약 센터에서 일하다 보니 편견이 와장창 깨졌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하는 주부, 학생, 이웃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11일 취재진을 만난 한국마약퇴치운동 울산본부 임은재 센터장은 마약 관련센터 첫출근 당시를 이같이 회생했다.

식약처가 올해 5월 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지역 하수처리장 2곳에서 검출된 마약류의 사용량을 추정했을 때 울산에서 소비된 마약은 전국 17개 시도 중 7위(필로폰 기준)를 기록했다. 수치가 보여주듯 울산도 더 이상 마약 청정지역이라 불릴 수 없고, 이제는 과거처럼 음지로만 여겨져선 안 된다고 임 센터장은 조언했다.

임은재 센터장은 "10년 전만 해도 마약은 어둠의 특정계층이 접하는 불법 중 하나였으나, 지금은 아니다"며 "지금은 다이어트 목적, 성적인 목적, 단순한 호기심의 이유를 가지고 SNS를 통해 너무나 쉽게 마약을 접하고, 투약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며 단순히 어둠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마약에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국가와 지자체, 센터 차원에서 단약을 위한 재활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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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하던 마약중독재활센터가 전국에 다 만들어지는데 32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2002년 당산에 국내 최초로 마약류 치료 입소시설이 생기고, 18년 만에 2020년 6월 부산지역에 거점 최초, 지역에서는 2번째 중독재활센터가 들어섰다. 이후 점차 지역에도 재활센터가 들어서 전국적으로 마약재활센터가 만들어진 건 불과 4년도 채 되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마약이 더 이상 제한된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알코올, 도박, 성 문제처럼 시민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센터장은 마약을 접하게 되더라도 단약을 위해 센터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마약 자조모임을 열어 극복을 돕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알코올 중독자들의 자조모임 AA, 도박 중독자들의 자조모임 GA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반면, 마약 자조모임 NA(Narcotic Anonymous, 익명의 약물중독자)는 인식 탓인지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마약 단약을 위해 모인 사람들끼리 과거를 드러내고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다 보면 단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센터장은 "전문가들이 예산측면에서 봤을 때, 예방에 1달러를 투자한 효과가 중독 재활치료에 드는 14달러의 효과와 맞먹는다"며 "이미 약물을 사용했을 때의 재활비용이 14배 이상의 예산이 투여되는 만큼,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심어줄 사전예방이 중요하다"며 마약에 관한 인식개선과 사전 예방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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