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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9파전’ 자민당 총재 선거, 어떻게 치러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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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는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가장 윗줄 왼쪽부터)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가운뎃줄 왼쪽부터)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고노 다로 디지털상,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아랫줄 왼쪽부터0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안상, 가토 가쓰노부 전 광방장관.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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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약 열흘 뒤면 일본 집권 자민당 당대표격인 새 총재가 결정된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서는 제1당 대표가 총리 자리에 앉기 때문에, 사실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후임 결정 선거나 마찬가지다. 15일 자민당 총재 선거 절차를 들여다 봤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27일 실시된다. 지난 12일 고시에 따르면 이번 선거엔 9명 후보가 출마했다.

출마에 앞서 후보들은 당 규정에 따라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최소 20명의 추천을 받아야 했다. 앞서 1971년 후보자 난립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한이다. 1982년에는 추천인 조건이 50명까지 늘기도 했으나, 중견·청년 정치인의 출마 장벽을 낮추기 위해 2002년 20명으로 재조정됐다.

추천인 이름이 추후 공표되는 것이 이 제도의 특징이다. 자신이 밀던 후보자가 낙선할 경우 추천 의원은 당 요직, 각료 등 인사에서 찬밥 신세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그래서인지 자민당 의원이 현재 367명에 달하는데도 사전 추천인 모집 과정에서 어려움 겪는 인사가 많았다.

‘여자 아베’ 별명을 가진 우익 성향 스타 정치인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63)도 추천인 모집에 고생하다가 최종 입후보자 발표를 포함한 선거 고시 3일 전인 지난 9일 가까스로 공식 출마 선언을 마쳤다.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64), 사이토 겐 경제산업상(65)은 추천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막판에 출마를 포기했다.

선거 기간은 고시일부터 투표일 전날까지다. 이번은 총 15일로, 현 자민당 총재 선거 규정이 마련된 1995년 이래 가장 긴 기간에 해당한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충분한 기간을 두고 논전을 벌여 정치와 돈 문제(‘비자금 스캔들’)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기간 토론회, 연설회 등이 각 지역에서 8회 진행된다. 고시 당일엔 입후보자들 소견 발표, 이튿날엔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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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2024 총재 선거 포스터. 중간에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역대 총재 모습을 담고 있다. 자민당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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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는 선거 당일 이뤄진다. 개표 결과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한 총 734표 중 과반수를 차지한 사람이 당선된다. 당 규정상 당원·당우 표는 국회의원 표(현재 367표)와 동수로 환산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상위 1·2위 후보 대상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결선 투표는 국회의원 367표에 광역자치단체에 해당하는 47개 도도부현이 각 1표씩 행사하는 지방표를 합산해 총 414표로 치러진다. 1차 투표 때보다 국회의원 표의 반영 비율이 높은 구조다. 때문에 결선 투표 전 후보 간 합종연횡에 따라 2위로 결선에 오른 후보가 결선에서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선거 제도는 ‘만년 잠룡’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67)에게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파벌 인사인 그는 최근까지도 여론조사 1위를 거듭 차지하는 등 범대중 선호도는 높으나 당 의원 사이 지지도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2년 총재 선거 때 1차 투표는 당원표를 크게 얻어 1위였으나, 지방표 없이 의원 투표만으로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패배한 전력도 있다.

반대로 이시바 전 간사장과 지지율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43)에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란 분석이 많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최근 자민당 지지자 한정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일반 여론조사 대비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당내 영향력이 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최근 “일본의 조타수 역을 부탁하고 싶다”며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두 후보 모두 온건 보수로 분류돼, 이들에 반대하는 극우 포함 강성 보수표 결집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번 선거는 후보자가 난립한 데다 1위 후보도 30% 이상 지지율을 좀체 넘지 못하고 있어, 현지 언론 등은 결선 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투표 때 지지율 결집 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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