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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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공천 탈락 이후 잠행을 이어온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정치를 계속하겠다”며 향후 보폭을 넓힐 것을 시사했다. 그는 인구 문제를 시작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난 뒤 연말에는 공개 활동에도 나설 전망이다. 김부겸 전 총리에 이어 박 전 의원까지 활동을 재개하면서 야권 비주류의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명절을 맞아 이날 지인들과 지지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많은 분이 속상해하시지만 지난 일은 그저 지난 일이라 생각하고, 느긋하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한민국의 더 나은 변화를 위해 지혜와 조언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도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해주는 벗들과 동지들, 오랜 지인들이 있어 조급하지 않고 행복하게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의원 임기 8년뿐 아니라 스무살 때 단단하고 착한 뜻을 세운 이후 하루도 멈추지 않고 달려온 숨가쁨을 잠시 내려놓고 있다”며 “하지만 정치는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무실도 유지하고 있고, 뜻을 같이하는 많은 분을 더 깊고 넓게 만나가겠다. 젊은이들의 미래가 기대되고 국민의 희망이 실현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창 정치를 할 때는 그때그때 들이닥치는 이슈에만 답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좀 더 여유 있게 우리 사회에 놓여있는 문제를 보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인구학 분야 권위자인 조영태 서울대 교수를 시작으로 향후 경제와 안보 분야 전문가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연말쯤에는 공개 활동에도 나설 계획이다.
박 전 의원은 야권 비주류의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부겸 전 총리나 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과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러진 않을 것”이라며 “그분들이 당내에서 역할을 키우는 건 필요한 일이겠지만, 나는 좀 더 여유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민주당이 부족한 부분이나 미처 못 보는 부분들을 채우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의 ‘일극 체제’에 대해서는 “그것은 고삐를 쥔 사람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주도권을 쥔 사람이 흔들 때는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잔혹하게 느껴지지만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앞서 지난 총선 경선 과정 중 암(설암)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최근 1차 정밀 검사를 했는데 깨끗하게 나왔다”라며 “앞으로 한 5년 동안 조심은 해야겠지만, 일단 괜찮다고 하니 안심들 하시라고 근황을 전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대표적 비이재명(비명)계로 꼽혔던 박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서울 강북을 3선에 도전했으나 현역 의원 하위 10% 통보를 받고 30% 감점을 받아 1차 경선에서 패했다. 민주당에선 당시 다수의 비명계가 고배를 마신 반면 친명계는 대거 원내에 진출해 “비명횡사, 친명횡재”란 비판이 나왔다.
총선 이후 민주당이 친명계 위주로 정리되면서 박 전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세력들은 잠행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되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정치 활동을 재개하면서 비주류의 움직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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